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어닝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X 어닝콜 중계영상)
이는 2027년 한 해 동안 실제로 벌어들일 매출이 아니라 연말 시점의 매출 속도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다. 스페이스X가 제시한 올해 말 연환산 매출 목표 1000억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5~10배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실적과 비교하면 목표의 공격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스페이스X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45억7500만달러로, 이를 단순 연환산하면 약 583억달러다. 머스크가 제시한 내년 말 목표는 이보다 약 8.6~17.2배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가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AI 연산 인프라의 급격한 확장 계획이 있다. 그는 “내년 말까지 13기가와트(GW) 미만의 연산 용량을 확보한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라며 내년에만 약 10GW의 용량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AI 연산 인프라 명목 용량은 지난 9월 말 기준 1.7GW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이를 2.5~3GW로 늘린 뒤 내년 말에는 최소 13GW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이 수치는 전력·냉각 설비를 포함한 연산 인프라 구축 계획으로, 실제 가동률이나 매출 실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는 AI 인프라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반도체 자체보다 전력과 냉각 설비를 지목했다. 그는 미국 멤피스의 AI 슈퍼컴퓨터 클러스터 ‘콜로서스 2’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을 대규모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2분기 말까지 베라 루빈 기반 컴퓨터 44만개를 활용하는 대형 AI 학습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스페이스X의 2026년 3분기 어닝콜 모습. 왼쪽부터 스페이스X의 그윈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스페이스X 어닝콜 중계영상)
존슨 CFO는 AI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강하다며 “현재 가격 수준에서 새로 구축하는 연산 설비의 투자비 회수 기간은 1년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9월 말 기준 수주잔고가 63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420억달러가 향후 12개월 안에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매출 전망도 330억~370억달러로 제시했다. 올해 3분기 실제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AI 연산 인프라 확충에 따른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이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스페이스X는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AI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30% 급증한 7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를 포함한 통신 사업 매출 52억4800만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체 매출은 145억7500만달러, 순이익은 44억400만달러였다.
다만 머스크의 목표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구축, 첨단 AI 반도체 확보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하는 데다 늘어난 연산 용량을 실제 고객 수요와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AI 인프라 경쟁이 심화하면서 현재의 높은 임대 가격이 유지될지도 변수다.
머스크의 이번 전망은 스페이스X가 우주 발사와 위성인터넷을 넘어 AI 인프라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내년 말 연환산 매출 1조달러라는 전례 없이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실행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 국가정찰국(NRO)의 기밀 탑재체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