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은 공격 드론과 요격 드론을 시속 160㎞로 운용하는 데 계속 제약을 받고 있다. 현재 연결은 시속 13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 제한으로 러시아 미사일이 방공망을 피해 갔다고 주장했다.
WSJ는 머스크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도 제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통화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이 제한 결정 이전에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고위 당국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제한을 걸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미 당국자들은 머스크 CEO가 독단적으로 움직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속도 제한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비스가 복구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인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공개 항의했다. 지난주에는 미 정부의 부인에도 이번 제한이 “계획된 작전”의 일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책임을 미국 정부에 돌렸다. 그는 속도 제한이 알려진 지 몇 시간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속도나 사용량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군과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썼다.
미 정부는 관여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누가 책임이 있는지 모른다며 “알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우리는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며 “스타링크는 서비스 약관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혼선이 커지자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WSJ에 따르면 이 와중에 스페이스X 측은 백악관에 연락해 머스크 CEO의 지시에 앞서 회사와 행정부가 조율했다는 쪽으로 입장을 맞추자고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분노를 드러낸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고유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무엇을 해도 좋지만 정유시설은 치지 말라.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그런데 그가 무엇을 했나. 경유 시설을 공격했다. 당장 멈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 CEO는 백악관이 올린 이 발언 영상에 “젤렌스키가 도를 넘었다”는 글을 달았고, 나흘 뒤 속도 제한이 시작됐다.
WSJ는 이번 사태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지난해 백악관 집무실 설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고 짚었다. 또 스위치 하나로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머스크 CEO의 막강한 영향력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