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교 기대에 유가 하락…WTI, 장중 110달러 찍고 되밀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AM 08:4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진전 기대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가 101달러대로 되밀렸다. 다만 중동에선 최근 유조선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공격이 격화하고 있어 공급 불안은 여전하다.

예멘 남부 해안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사진=AFP)
예멘 남부 해안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사진=AFP)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 내린 배럴당 101.79달러(약 13만 50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0.48달러(약 14만 6607원)까지 치솟았다가 큰 폭으로 밀려났다. 11월물은 이날 만기를 맞았다. 12월물은 26센트(약 345원) 내린 98.28달러(약 13만 418원)를 기록했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12월물은 0.7% 하락한 108.79달러(약 14만 4364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11.99달러(약 14만 8611원)였다.

당장은 유가가 내렸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동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군이 다음달 3일 중간선거 전까지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직접 충돌 우려는 일단 누그러졌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해협을 지나던 선박 가운데 최소 18척이 공격을 받았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지시에 따르지 않은 유조선 2척이 혁명수비대 해군이 설치한 기뢰에 부딪혀 불길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주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공격하면 “같은 수준으로, 아니 그보다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외교적 해법 마련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을 만나 “단 한 줌의 농축 핵물질도 이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해 신뢰를 쌓지 않는 한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타마스 바르가 PVM오일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는 CNBC에 만기를 앞둔 WTI 근월물의 강세는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이 빠듯하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조선 공격과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이 거세지면서 중동산 원유 수출이 줄어든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러시아 그림자 선단(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단)을 제재에서 면제하기로 하면서 운임이 낮아질 수 있다. 운임은 그동안 미국산 원유 수요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이 장애물이 적어도 일시적으로 사라지면서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로 다시 떠올랐다”며 “지난주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도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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