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출 호황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도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수준까지 커졌다.
반도체 호황이 한국 수출을 이끄는 동시에 AI 투자 흐름에 따라 전체 수출이 흔들릴 위험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275억 1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2.5%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포인트 높아졌다.
정보기술(IT) 관련 품목의 수출도 크게 늘었다.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은 24억 3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4.0% 급증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도 18억 4700만달러로 93.4%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 반도체뿐 아니라 전체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메모리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AI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가격 호황기에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반도체 경기가 하강해도 고객이 한국 기술을 계속 선택하고 그 성과가 국내 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AI 기업의 초기 칩 설계 단계부터 위탁생산까지 연계하는 종합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