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코프, 푸틴에 우크라 3자 종전협상 재개 요청…억류 미국인 석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10:13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종전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러시아는 회담에 앞서 4년 넘게 억류해 온 미국인 1명을 석방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외교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인 석방이라는 우호적 조치를 취했지만, 협상 재개에 합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콘스탄틴 궁전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사람의 대면은 이번이 9번째다.

위트코프 특사는 회담에 앞서 “오늘 이루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간 3자 회담 재개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오늘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논의하는 것만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 합의에 관한 여러 구상을 담은 문서를 가져왔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검토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전화로 회담에 참여해 자신의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 앞서 러시아는 미국인 스티븐 허버드(74)를 석방했다. 은퇴한 교사인 허버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이지움을 점령한 2022년 4월 구금됐다. 구체적인 체포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법원은 2024년 10월 그에게 우크라이나군 측 용병으로 활동한 혐의를 적용해 징역 6년 10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허버드의 가족과 미국 변호인은 그가 전투에 참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월 그를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푸틴 대통령에게 허버드의 석방을 직접 요청했다며 이번 석방을 위해 별도의 포로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용병으로 참전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스티븐 허버드(당시 72세)가 지난 2024년 10월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붙잡힌 허버드의 석방을 발표했다. (사진=AFP)
우크라이나를 위해 용병으로 참전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스티븐 허버드(당시 72세)가 지난 2024년 10월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붙잡힌 허버드의 석방을 발표했다. (사진=AFP)
위트코프 특사는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핀란드·노르웨이 정상,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오슬로 회담을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도 우크라이나 측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으며 러시아와의 협상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접근법을 마련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전후 경제 재건 계획, 유럽 안보질서 등이 논의됐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종전 조건에 합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전체에 대한 통제권과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배제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안보를 보장할 실질적인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중재한 마지막 3자 협상은 지난 2월 열렸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도 최근 악화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초 미국 내 유가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와 경유 수출 거래를 발표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정보 공유와 군사용 위성통신 지원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오슬로 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 외에 이란과 미국 간 갈등 해결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러시아가 이란과 수십 년간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이를 활용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농민을 위한 대규모 비료 공급 가능성도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중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이나 형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회동은 미국이 러시아에 3자 종전협상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미국인 석방이라는 가시적인 성과와 달리 전쟁 종식을 위한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 러시아가 미국 측의 새 종전 구상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향후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첫번째) 러시아 대통령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등 러시아 대표단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 첫번째) 미국 대통령 특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첫번째) 러시아 대통령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등 러시아 대표단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 첫번째) 미국 대통령 특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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