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어닝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X 어닝콜 중계영상)
두 회사는 이미 독립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해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거래 조건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머스크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자신은 특별위원회 논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합병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빠르게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를 넘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이스X 역시 로켓 발사와 위성인터넷 스타링크에 이어 AI 연산 인프라와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대표적인 접점은 첨단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이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테라팹’ 프로젝트를 두 회사의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제시했다. 머스크는 2028년 3분기까지 대량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스타링크 위성망은 테슬라의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시스템, 미래의 옵티머스 로봇에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다. 테슬라의 배터리와 에너지저장 기술은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뒷받침할 수 있다. 테슬라의 대량생산 자동화 기술은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생산 확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 국가정찰국(NRO)의 기밀 탑재체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머스크의 지배력 강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그는 테슬라 지분 약 20%를 보유한 반면 스페이스X에서는 의결권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합병 구조에 따라 통합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교환 비율과 의결권 구조가 정해지지 않아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반면 합병의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항공우주국(NASA)의 주요 계약업체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차량을 생산·판매한다. 미국의 국가안보 이해관계와 중국 사업의 결합은 양국 규제당국의 면밀한 심사를 부를 수 있다.
테슬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차세대 로드스터를 처음 공개한 지 약 10년 만이다. (사진=로이터)
기술적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십, 지상·우주 데이터센터 모두 막대한 자본과 기술 개발이 필요한 사업이다. 합병은 이들 사업을 하나로 묶을 수 있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머스크의 구상은 전기차와 로켓이라는 기존 사업 구분을 넘어 AI를 중심으로 기술과 생산, 통신, 에너지를 통합하는 데 있다. 그러나 두 회사의 합병이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기술적 시너지뿐 아니라 주주 설득과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지난 2025년 4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발랑통에 위치한 테슬라 차량 인도센터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