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테슬라 삼키나…머스크 합병 구상에 주주 셈법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2일, AM 04:24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논의가 공식화하면서 양사 주주들의 이해득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이 더 큰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테슬라 주주들은 인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스페이스X 주주들은 지분 희석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합병이 머스크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2조달러(약 2656조원)로 테슬라의 1조5000억달러를 웃돈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스페이스X가 인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단순 합산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가능한 거래 방식 중 하나는 주식 교환이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 주주들에게 자사 주식을 지급하고 테슬라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때 테슬라 주식 1주당 스페이스X 주식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테슬라 주주들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주주에게 지급할 인수 프리미엄을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론되는 프리미엄은 거의 없는 수준(0%)부터 최대 35%까지 다양하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약 1조5000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35%의 프리미엄을 적용할 경우 추가 인수 비용은 단순 계산으로 약 525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스페이스X 주주들은 지분 희석을 우려할 수 있다. 주식 교환 방식에서는 스페이스X 주가에 따라 테슬라 주주들이 실제로 받는 대가도 달라진다. 스페이스X가 신주를 발행해 테슬라를 인수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낮아진다. 특히 전액 주식 교환 방식에서는 테슬라에 지급하는 인수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테슬라 투자가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합병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 스페이스X 역시 인수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합병 시너지로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장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결국 투자 성과는 실제 인수가격과 주식 교환 비율, 합병 이후 주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5년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발사시설에서 11번째 시험비행을 앞둔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대로 이동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들이 앞장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025년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발사시설에서 11번째 시험비행을 앞둔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대로 이동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들이 앞장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머스크에게는 경영권 강화라는 이점도 있다. 그는 스페이스X 지분 약 48%를 보유하면서 차등의결권 구조를 통해 80%가 넘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지분율은 약 20%다. 바클레이스는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하면 머스크가 통합 기업의 지분 37%와 의결권 56%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합병 이후에도 과반 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합병 추진에는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 비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스페이스X도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공동으로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테슬라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을 통해 자금 조달과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거래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가 압도적인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전체 발행주식의 과반에 해당하는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방산업체인 스페이스X와 중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둔 테슬라의 결합이 국가안보 심사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머스크 역시 합병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사는 독립이사 특별위원회를 통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거래 조건에는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에게는 합병 자체보다 어떤 조건으로 이뤄지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25년 1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 인근 사우스파드레섬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이 발사된 뒤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로이터)
지난 2025년 1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 인근 사우스파드레섬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이 발사된 뒤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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