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폭동 이민자 탓' 트럼프에 "멍청한 발언" 격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2일, AM 08: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을 향해 “용납할 수 없고 멍청한 발언”이라며 격분했다. 최근 프랑스 전역을 휩쓴 폭동을 이민자 탓으로 돌린 데 대한 반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AFP)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AFP)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타르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폭동 이후 외국의 정보 조작이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외국 지도자들이 용납할 수 없고 멍청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그중 하나”라고 콕 집었다. 다만 외국이 폭동을 부추겼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장면을 담은 AI 이미지까지 봤다. 이민자와 이슬람주의자 무리에게 침공당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지역이나 대서양 건너편에서 우리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나를 짜증 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가장 먼저 이번 사태를 문제 삼았다. 지난 17일 시위가 격화한 뒤로 거듭 이 사안을 거론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밤 트루스소셜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마음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산산조각 냈다”고 썼다. 다음날엔 “에마뉘엘은 오래전에 국경을 닫았어야 했다. 내가 그러라고 말했다”고 했다. 유권자들에겐 “프랑스를 보라”며 “파리는 곧 무슬림 도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주 뒤 중간선거를 앞둔 행보다.

다른 지도자들도 가세했다. 다음주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침공에 굴복했다”고 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내달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한 스페인에선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이슬람 좌파’와 ‘산체스 총리의 동맹 세력’을 지목했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이민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폭동은 최근 수년 새 프랑스 최악의 거리 폭력으로 꼽힌다. 생활비 상승과 교육 예산 문제를 둘러싼 평화 시위가 시청 습격과 약탈로 번졌다. 경찰은 2000명 넘게 체포했지만 이민자나 이슬람 급진주의자와의 연관성은 밝히지 않았다. 당국은 리모주 시청 방화 등을 극좌 단체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프랑스 밖에서 찍힌 폭력 영상이 퍼지자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은 허위정보 조사에 착수했다.

마크롱 정부는 경찰의 미온적 대응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에 오는 24일 예고된 시위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군의 지원도 받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 토요일(24일) 혼란을 일으키려는 사람들은 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유 확보 등을 위해 걸프 지역을 순방 중이며, 이날 예정에 없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길에도 올랐다.

한편 내년 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반사이익도 커지고 있다. 선두 주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이날 “이민 혼란, 치안 혼란, 재정 혼란”이라며 마크롱 정부를 공격했다. 폭동 이후 국민연합 지지율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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