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흔드니까 뭉쳤다…젤렌스키 지지율 43%→57% 급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2일, AM 10: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몰아붙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히려 급등했다. ‘대통령 교체’까지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이달 8~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8~9일 43%에서 10~16일 57%로 1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에서 39%로 떨어졌다. 조사는 성인 1031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진행됐다.

지지율이 갈린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본격화한 때와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 시장 판매를 허용하는 등 에너지 제재를 일부 풀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엔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다음날엔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번 끝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새 대통령을 맞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한 파트너들의 약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인 이후에도 그의 지지율은 68%까지 치솟은 바 있다.

조사 기간 전체 지지율은 54%였다. 지난 3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지난달 조사와 같은 수준을 지켰다. 안톤 흐루셰츠키 KIIS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없었다면 지지율은 50%를 밑돌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우크라이나인이 많지만, 다른 나라와의 관계 문제에선 그 목소리가 상당히 잦아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데 대한 반대도 여전히 강했다. 휴전 뒤 미국과 유럽이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주)에서 철수하는 방안에 대해 61%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4월 조사 때 57%보다 늘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 전선에서 전쟁을 멈추는 ‘동결’은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것이 러시아에 요구하는 “최소한”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길어지고 있지만 “필요한 만큼 버티겠다”는 응답도 6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4월(48%)보다 크게 올라 국민들의 항전 의지가 되살아났다는 평가다.

다만 흐루셰츠키 소장은 정권 고위층의 부패 사건과 인사 혼란에 대한 불만이 여전해, 지지율이 계속 회복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위 공직자 부패를 수사하는 국가반부패국(NABU)은 전날 안드리 피시니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총재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국영은행을 통한 돈세탁 의혹 등이 우크라이나 정·재계를 뒤흔들고 있다. 피시니 총재는 이번 수색이 자신이나 중앙은행 업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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