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bp(1bp=0.01%포인트) 하락한 2.78%를 기록했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도 6bp 떨어졌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도쿄 소재 수석 채권전략가 마사히코 루는 “채권이 다시 채권다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장기채권 가격이 상승해 주식 투자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고,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3.11%까지 치솟았다. 인플레이션과 정부 재정지출 확대, 글로벌 채권시장 매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종합지수 기준 102.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BOJ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9개월 만에 웃돈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국채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AI 관련 기술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이러한 영향을 압도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일본 국채뿐 아니라 엔화에도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엔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0.4% 오른 달러당 156.08엔을 기록했다. 전날 0.9% 상승한 데 이어 강세를 이어가면서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엔화는 스위스프랑 대비 0.3% 상승했으며 유로 대비로도 0.3% 올랐다. 프랑스의 재정위기 우려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유로화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호주커먼웰스은행(CBA)의 캐럴 콩 전략가는 “이번 주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AI가 주도하는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보다 엔화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주 투자 포지션 청산이 심화하면 달러·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차이와 일본 투자자들의 막대한 해외 투자가 엔화 강세를 제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GF인베스트먼트의 채권·외환 부문 책임자인 톰 나카무라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나타나는 달러 매도세가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매수세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6엔 수준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