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그레그 조스위악 글로벌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과 바네사 트리거브 매장·소매운영 담당 부사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애플 5번가 플래그십 매장에서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출시를 맞아 고객들에게 매장 문을 열어주고 있다. (사진=로이터)
런던 리젠트스트리트 매장 앞에서는 밤새 비를 맞으며 기다린 고객도 있었다. 전날 오후 9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는 자선단체 관리자 폴 프랜시스(53)는 로이터에 “나 자신도 미쳤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애플이 새로운 접이식 휴대전화를 내놓는다면 빗속에서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버지의 은퇴 선물로 듀오를 구매하려던 32세 모히트 찬델이 사전 예약을 놓친 뒤 전날 밤 11시부터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 그는 생활용품점 월그린스에서 간이 의자와 베개까지 주문해 밤샘 대기를 준비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웃돈 거래 제안까지 등장했다. CNBC에 따르면 싼리툰 애플스토어 밖에서 활동하던 재판매업자들은 새로 구매한 듀오를 현장에서 넘기면 3000위안(약 60만원)을 더 주겠다고 제안했다. 한 업자는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보름 정도는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애플 징안 매장에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애플은 이날 중국 전역에서 아이폰 듀오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아이폰 듀오의 미국 시작 가격은 1999달러다. 저장 용량 2TB(테라바이트) 모델은 최대 3199달러에 이른다. 높은 가격에도 초기 수요는 공급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주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 몇 분 만에 일부 주문의 예상 배송 시점은 내년 1월 말까지 밀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애플 매장에는 점포당 약 50대에서 200여대의 듀오가 공급됐으며, 제한된 현장 판매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다. 뉴저지주 로런스타운십의 한 매장에서는 256GB(기가바이트)와 512GB 모델이 개점 후 30분도 지나지 않아 매진됐다.
공급 부족에는 새로운 힌지(접히는 연결부)와 디스플레이의 생산 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중국의 제한된 생산시설에서 듀오를 제조하고 있다.
다만 초기 품귀가 장기적인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급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일부 구매자는 제품을 되팔아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유니언스퀘어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출시를 앞두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이폰 듀오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약 20년 만에 선보인 가장 큰 형태 변화 가운데 하나다.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이미 진출한 시장에 애플이 뒤늦게 뛰어든 것이다.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런던 매장을 방문한 대학생 휴고 마르파니(21)는 “생각보다 훨씬 얇다”며 “접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 정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베를린의 패트릭 볼터는 화면 사이에서 콘텐츠를 옮기는 기능을 호평하며 별도의 태블릿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약 2000달러에 이르는 가격과 카메라 성능, 애플리케이션(앱) 호환성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일부 초기 사용기에서는 망원 카메라가 빠지고 외부 화면이 작아 접은 상태에서 간단한 작업을 하기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명 애플 전문 블로거 존 그루버는 “일주일 동안 사용하면서 즐거웠지만 완성된 제품이라기보다 놀랍도록 정교하게 다듬어진 시제품을 사용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31%, 매출액 기준 44%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두 기준 모두에서 선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IDC의 프란시스코 헤로니모 부사장은 “이제 남은 시험대는 초기 열기를 실제 제품 공급과 대중적 확산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출시는 지난 9월 취임한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다. 터너스 CEO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매장을 직접 찾아 고객들을 맞았다. 애플이 첫 폴더블폰의 초기 관심을 지속적인 판매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은 10월 23일 출시 당일 매장에서 판매할 아이폰 듀오의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