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뱅센 인근에서 열린 생활고 항의 시위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AFP)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프레드는 22일 1.78%포인트로, 9월 초(0.85%포인트)의 두 배 수준이다.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 이후 처음 보는 수치다. 투자자들이 독일보다 프랑스에 돈을 빌려줄 때 그만큼 더 큰 위험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3일 프랑스 신용등급을 ‘Aa3’로 유지하면서도 ‘부정적’ 전망은 그대로 뒀다. 무디스는 “부정적 전망은 프랑스 정치 지형의 분열이 입법 기관의 기능을 계속 해칠 위험이 커졌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재정적자를 줄여야 전망을 ‘안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문제는 재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를 올해 5.4%(예상치)에서 내년 5%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GDP의 120%, 정부 지출은 GDP의 57.3%로 핀란드와 함께 서방 국가 중 가장 높다.
하원은 오는 27일 예산안 세제 부분 심의를 재개하지만 야당 반발이 거세다. 나티시스 CIB의 알랭 뒤레 유럽·중동·아프리카 경제조사 책임자는 정부가 표결 없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헌법 49조 3항이나 행정명령을 동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업체 에버리의 매슈 라이언 시장전략 책임자는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좌우 양쪽에 대한 양보로 가득해 적자 문제는 충분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와 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프랑스 대표 주가지수 CAC40은 최근 한 달 새 4.5% 하락했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시위와 에너지 비용 상승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고 투자를 줄이자 지난 21일 주가가 14% 넘게 폭락했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CEO)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ING는 소매, 숙박·외식, 운송·물류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실물 경기도 식고 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프랑스의 10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4로 전달(51.1)보다 떨어지며 기준선 50을 밑돌았다.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ING는 프랑스 성장률을 올해 0.3%, 내년 0.6%로 예상했지만 “시위가 계속되거나 신뢰가 더 나빠지거나 시장 긴장이 커지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노란 조끼’ 시위는 2018년 4분기 성장률을, 2023년 연금개혁 반대 파업은 같은 해 1분기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가량 끌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장 티롤 툴루즈경제대학 교수는 FT에 “금융시장이 걱정하는 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10년대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와 비교해 “그리스인들은 어느 순간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