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제친 '부패'…美중간선거 막판 최대 쟁점으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5일, AM 09:5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다음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패’가 물가를 제치고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르면서다. 민주당은 부패 공략 광고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공세를 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페리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페리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초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정부 부패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물가와 휘발유 가격보다 순위가 높았다.

응답자의 88%가 정부 부패를 우려했고, 60%는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72%)에서 많았지만 공화당 지지층도 47%에 달했다. 경제가 오랫동안 미국인의 최대 관심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변화라고 WSJ는 진단했다.

최근 몇 주 사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둘러싼 의혹이 줄줄이 터졌다.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는 후원자에게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는 대통령 사면을 노리던 베네수엘라 억만장자 가족과 4년간 5000만달러(약 663억원) 넘게 받는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억만장자는 몇 주 뒤 사면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 뒤풀이 비용을 러시아 사업가가 댄 사실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이 비용을 갚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국토안보부 요직을 이용해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으로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내 사람들이 정직하길 원한다. 정직하지 않다면 기소돼야 한다”며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통령인 나한테서 훔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부정적 보도에 속을 끓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악관 연회장 이야기를 그만하라고 조심스럽게 권하고 있다. 로런 비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전반에서 사기와의 전면전을 벌여 범죄자에게 책임을 묻고 납세자들의 돈 수십억달러를 아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광고 분석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민주당은 올해 상·하원 선거에서 부패 문제를 부각하는 광고에 1억8200만달러(약 2415억원)를 썼다. 직전 네 차례 선거의 지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상화폐 사업으로만 14억달러(약 1조8577억원)를 벌었다고 공격하고 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버지니아)은 선거 광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2억달러(약 2조9192억원)를 벌었다”며 “이건 통치가 아니라 잇속 챙기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다수당이 되면 백악관 연회장 건설 기부금, 카타르 정부의 전용기 선물,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사면 등을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부패 문제는 특히 청년층에서 민감하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 조사에서 청년 유권자의 88%가 정부 부패를 중요한 투표 요인으로 꼽았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2월 55%에서 최근 38%로 떨어졌고, 이들의 73%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9세 이하의 40%가 틱톡으로 뉴스를 접하는 만큼 소셜미디어가 분노를 키운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패 이슈의 파급력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여론조사 담당자인 존 맥러플린은 부패 의혹은 이미 반트럼프 성향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을 뿐이라며 “승부를 가를 부동층에는 먹히지 않는다고 본다. 그들은 지갑 사정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기 행정부 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트럼프가 아웃사이더로서 워싱턴에 와 모두를 해고하고 늪의 물을 빼주길(기득권 청산) 바랐던 유권자가 많았다”며 “지금은 그들이 늪에서 배를 불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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