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채비스 공원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 첫날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의회 권력을 좌우할 연방 상·하원 의원과 수십 명의 주지사, 수천 명의 주정부 공직자를 선출한다. (사진=AFP)
공화당 소속으로 선출돼 선거 행정을 직접 담당했던 그는 이번 소송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움직임과 구별되는 중대한 변화라며 “이번 조치는 적어도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조치가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지 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시민권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는 2만명 이상이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우편투표를 별도로 보관하고 시민권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집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요구했다. 19일에는 긴급명령도 신청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에서 비시민권자 28명을 불법 유권자 등록과 투표, 시민권 신청 과정의 허위 진술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영주권자로, 법무부가 앞서 지목한 2만여명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소가 유죄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적 공방은 선거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2일 1심 법원의 긴급명령 결정이 지연되자 연방항소법원에 개입을 요청했다. 23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최소 18개 카운티에 비시민권자로 의심되는 유권자의 신원을 48시간 안에 확인하고 시민권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투표지를 별도로 보관하도록 요구했다. 1심 법원의 관련 심리는 오는 27일 예정돼 있다.
법무부는 미국 시민권자의 표가 불법 투표로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선거당국은 연방정부가 제시한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권자까지 잘못 분류해 정당한 투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부가 지목한 2만여명이 실제 비시민권자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 State) 비즈니스서비스 건물 입구에 중간선거 사전투표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AFP)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시점은 11월 3일 선거일 이후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데이나 리머스(Dana Remus) 법무법인 코빙턴앤드벌링 파트너 변호사는 가장 우려하는 위험으로 합법적인 선거 결과의 인증을 지연하거나 방해하려는 시도를 꼽았다.
리머스는 선거관리 공무원들이 결과 인증을 미루도록 압박받거나 소송으로 행정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위험은 현실적이며 우리 모두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선거 당일 투표가 끝나더라도 우편투표 확인, 서명 오류 보완, 사후 감사와 개표 결과 검증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이후 주·카운티 선거당국이 법적 절차에 따라 결과를 공식 확정한다.
리처는 “선거는 선거일 밤에 끝나지 않는다”며 투표일부터 최종 결과 인증까지의 기간에 투표용지나 개표 장비를 압수하는 등의 연방정부 개입이 발생한다면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미국 선거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선거는 기본적으로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관리하며, 법적 보호 장치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 역시 최근 법무부 조치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이번 중간선거가 대체로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판단을 유지했다.
미국 중간선거의 새로운 쟁점은 단순히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를 넘어, 투표 이후 개표와 결과 인증이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이뤄질 수 있느냐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산하 글로벌정치연구소(IGP)가 개최한 중간선거 관련 웨비나에서 전문가들이 선거 보안과 투표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알렉스 허텔페르난데스 컬럼비아대 교수, 린지 매켄지 뉴욕주 검찰청 투표권 담당 부서장, 스티븐 리처 전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선거관리 책임자, 데이나 리머스 전 백악관 법률고문, 디어드리 시펠링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최고정치·옹호책임자 (사진=컬럼비아대 웨비나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