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몰아내자"… 해외 이스라엘인들 '귀국 투표' 행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6일, PM 03:1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27일 열리는 이스라엘 총선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재외 국민들의 ‘귀국 투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거주자 상당수가 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표를 시사하고 있어 진보 성향 단체들이 이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다른 서방 국가들과 달리 해외 주재 외교관, 파견 인력, 일부 군인을 제외하곤 유권자가 직접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해야한다.

2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스쿠터가 집권 여당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이 담긴 대형 옥외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2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스쿠터가 집권 여당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이 담긴 대형 옥외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총선 참여를 위해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거주 이스라엘인들은 6만 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스라엘인들의 귀국 투표를 돕는 미국 비영리단체 프로젝트 ‘플라이앤보트’ 조사 결과다. 상당히 큰 규모인만큼 이들이 현 박빙인 이스라엘 총선의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

전직 이스라엘 정보요원 나다브 폴락 씨와 그의 가족도 이번 총선에 투표하기 위해 귀국길에 오른 수만명 중 하나다.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표를 던질 계획인 폴락 씨는 WSJ에 “이 정부는 너무나 많은 측면에서 실패했다”며 “군 공공 부문에서 10년 가까이 헌신했던 나로선 이스라엘이 이런 길을 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접전이 예상된다. 장기 집권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번 총선은 지난 3년간의 전쟁을 촉발한 2023년 10월 하마스 주도 공격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극우·민족주의·초정통파 정당으로 구성된 네타냐후 연정과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 참모총장을 중심으로 결집한 중도 성향 진영이 맞붙는다.

해외 거주자 상당수는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한다고 WSJ는 전했다. 투표를 위해 귀국하는 이들 중 일부는 네타냐후 총리 재임 기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의 귀국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AID 연합’의 조너선 바사드 회장은 “처음 최소 5만명을 목표로 잡았을 때 우리보고 미쳤다고 했는데, 이제 그 수치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초 이뤄진 합의에 따라 AID 연합은 추가 항공편을 마련하지 않고, 항공권 가격은 항공사가 정하도록 하기로 했다. 투표하러 귀국하는 이스라엘인들은 최근 항공권 사진과 공항에서 찍은 셀피를 소셜미디어에 쏟아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이후 약 19년간 총리를 지냈다. 현 시점에선 이스라엘내 여론을 극심하게 양분시키는 인물이다.

비판론자들은 약 1200명이 숨지고 약 250명이 가자지구로 인질로 끌려간 하마스 공격으로 이어진 안보 실패의 책임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장기화하면서, 해외에서의 이스라엘의 위상도 실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라이앤보트에 따르면 투표를 위해 귀국하는 해외 거주자의 약 절반은 미국에서, 3분의 1 이상은 유럽에서 들어온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거주하는 네처 마오즈 씨는 1991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한 번도 이스라엘 선거에서 투표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현 정부에 반대하기 위해 귀국을 결정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마치 아무도 잘못한 게 없는 것처럼, 적어도 책임이 있는 최고위층은 아무 잘못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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