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진보당(SNS) 총리 후보인 알렉산다르 부치치가 총선 패배를 인정한 후, 선거 연합 명부 '학생명단' 지지자들이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부치치 정권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학생명단은 약 220만표를 얻어 135~140석의 안정적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집권 SNS는 약 170만표로 105석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부치치는 패배 원인으로 독립 언론의 비판 보도와 일부 유럽 국가들, 미국 딥스테이트(deep state)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시했다.
패배 소식이 전해지자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를 비롯한 주요 도심엔 환호하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경적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며 “알렉산다르는 끝났다”는 구호를 외쳤고, 수도 중심가에 설치됐던 있던 친정권 진영의 시위 천막과 울타리도 철거했다.
베오그라드 주민 드라가나 코바체비치 씨는 AP통신에 “마침내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 마야 스테티치 씨는 “부치치의 축출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학생명단 측 후보 라도미르 사이치치 교수는 “이날의 승리는 단순한 선거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믿고 싸운 국민들의 승리이자 공포에 대한 승리”라며 “승리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지난 14년간 이어진 부치치 철권통치의 몰락은 2024년 노비사드 기차역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차양 붕괴 참사(16명 사망)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대적인 재단장 공사 과정에서 저질러진 정권 고위층의 부패와 친인척 비리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범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이번 총선은 기존 정치인들을 전면 배제하고 저명 학자, 전문가, 운동선수, 농민, 예술가 등으로 공천 명단을 채운 학생 운동권의 혁신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이들은 자전거와 도보로 정권의 전통적 표밭인 시골 오지까지 훑으며 보수적 농촌 표심을 뒤흔들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최고치인 약 7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AP통신은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세르비아 국민들이 국가의 미래를 열기 위해 역사적인 석권에 나섰다”며 “EU는 세르비아의 법치주의, 언론의 자유, 반부패 개혁 및 민주적 제도 복원을 강력히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정권 축출에 이어, 세르비아에서도 청년 주도 민주화 운동이 결실을 맺음에 따라 유럽 전역에서 청년 표심과 반권위주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