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중앙은행 10월 통화정책 회의
다만 물가지표가 연준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7% 올라 8월(3.4%)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시장 예상치도 소폭 웃돌았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 회의는 한 번 거르고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속도를 택해 다음 인상은 오는 12월, 이어 내년 3월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변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다. 일각에서는 AI 투자 수요 급증과 높은 물가 지표를 근거로 워시 의장이 망설이는 위원들을 설득해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는 AI 인프라 투자를 빚으로 조달해 온 기업엔 부담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관련 채권 발행액은 5780억달러(약 765조5610억원)에 달했다. 공격적인 차입 행보를 보여온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AI연산 특화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업체의 채권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코어위브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 (CDS) 프리미엄도 지난 15일 기준 약 11.9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깜짝 인상에 나서거나 오는 12월 긴축을 시사하면 국채금리와 차입 비용이 더 올라 자금 수요가 큰 AI 인프라 기업에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29일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시장은 ECB가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변수는 프랑스다.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1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선 뒤, 23일에도 5% 윗단에서 거래됐다. 독일 10년물과의 금리차도 1.70%포인트를 웃돌았다.
일본은행(BOJ)은 이달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일본은 물가가 걱정이다.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도 지난해보다 2.1% 올라 9개월 만에 처음으로 BOJ 목표치(2%)를 넘어섰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중동 분쟁에 따른 물가 압력, 엔화 약세, 활발한 AI 수요로 기조적 물가가 2% 목표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로선 미국, 유럽, 일본 등 3대 중앙은행들이 오는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은 물가, 유럽은 프랑스발 국채 불안, 일본은 엔저와 물가라는 각자의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와 AI 투자 열풍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동시에, 고금리가 AI 부채와 국채시장을 흔드는 구조는 공통적이다. AI발 우려 속에서 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 불안이, 멈추면 인플레이션 고착화가 우려되는 ‘삼중 충격’ 속 이들 중앙은행의 줄타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