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투자 위해 최대 126조원 규모 주식 발행…월가 반응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6일, PM 10:42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950억달러(약 126조원)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는 빅테크 기업조차 AI 투자 경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 발행까지 동원하는 것이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메타 주가는 이날 정규장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였다. AI 경쟁의 승패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할지가 월가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메타는 26일(현지시간) 보통주와 의무전환우선주를 통해 약 350억달러를 조달하고, 내년 1분기부터 최대 6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주식 발행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기 발행액은 보통주 225억달러와 의무전환우선주 관련 증권 125억달러로 구성된다. 추가 발행은 의결권이 없는 C종 주식을 시장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급증하는 AI 투자 부담이 있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1350억~1450억달러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여년 만의 첫 분기 적자다. 9월 말 기준 현금 및 유가증권은 824억5000만달러로 장기부채 809억2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AI 투자 확대가 실적 부진 때문은 아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투자 지출이 급증하면서 현금 창출력과 자금 수요 사이의 간극이 커진 것이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수석 파트너는 이번 자금 조달 결정이 “AI 군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투자 규모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메타 보통주 매입에 관심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주요 고객사의 AI 인프라 확장에 자본까지 투입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다만 실제 매입 여부와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주식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이다. 메타 주가는 발표 이후 장전 거래에서 한때 66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정규장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37분 기준 632.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62% 하락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AI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규 주식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메타는 AI가 광고 효율과 이용자 참여도를 높여 이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AI 에이전트와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자금이 언제 충분한 수익으로 돌아올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AI 투자 경쟁이 막대한 현금 지출을 넘어 주주 지분 희석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둘러싼 검증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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