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집권 리쿠드당의 선거 홍보물이 설치돼 있다. 홍보물에는 히브리어로 ‘우리에게는 승리할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의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권 역시 정권교체를 확신하기 어렵다.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는 120석으로, 정부를 구성하려면 최소 61석의 지지가 필요하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주요 방송사 3곳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지지 진영은 모두 50석에 그쳤다. 반면 야권은 52~56석, 아랍계 정당들은 14~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어느 진영도 독자적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구도다. 다만 일부 친네타냐후 성향 방송사 조사에서는 여권의 과반 확보가 예상되는 등 조사기관별로 판세에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최대 야권 경쟁자는 전직 군 참모총장 가디 아이젠코트다. 중도 성향의 야샤르당을 이끄는 그는 네타냐후 정부가 안보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등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자신의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 막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에 “비비 네타냐후에게 투표하라. 우리가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고 적었다. 네타냐후 총리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다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도록 정보기관과 군에 지시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선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레바논 접경 지역인 이스라엘 북부 키르야트시모나에서 한 여성이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대표 선거 포스터가 부착된 이동식 방공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총선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연정 협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초정통파 정당들과 손잡아야 하지만 이들 세력의 의석만으로 과반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야권 역시 중도·우파·좌파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특히 아랍계 정당들이 야권 정부를 외부에서 지지할지, 아랍계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얼마나 높아질지가 정권교체 가능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대외정책이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마스 공격과 장기간의 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 정치권 전반이 우경화했고, 야권 주요 정당들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두 국가 해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자지구 전후 처리와 요르단강 서안 정책, 사법제도 개편 등에서는 정부 구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수입국에는 이란과의 재충돌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이스라엘 차기 정부가 대이란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다시 높아질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선거 이후 연정 구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중동의 정치·안보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 브네이브라크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이 통합토라유대주의당(UTJ)의 총선 마지막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오는 27일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첫 총선을 치른다. 이번 선거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띠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