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주식 125조 찍어 AI 베팅…빅테크 '빚 대신 증자' 판 바뀐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AM 08:0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메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950억달러(약 125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 발행을 추진한다. 빅테크의 AI 투자 자금 조달 방식이 회사채 중심에서 대규모 증자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가 인공지능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주식발행을 추진한다. (사진=로이터)
메타가 인공지능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주식발행을 추진한다. (사진=로이터)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이번 계획에서 350억달러(약 46조 3000억원)를 인수 공모 방식으로, 나머지 600억달러(약 79조 4000억원)를 시장가 매각(ATM)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한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가 최대 1450억달러(약 191조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다. 또 AI 확장을 위해 앞으로 수년간 ‘수 천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증자 계획이 알려지면서 메타 주가는 이날 장 초반 1.7% 하락했다.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AI 자금 조달을 둘러싼 발언과 계획도 잇따랐다. 일론 머스크는 부채시장이 독자적인 매출이 없는 AI 데이터센터 업체에는 자금줄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AI 인프라를 짓는 신흥 업체들, 이른바 네오클라우드의 자금 조달 환경이 빠듯해졌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스페이스X는 AI 칩 구매용으로 400억달러(약 52조 9000억원)의 부채 조달을 발표했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은 여전히 채권·대출 시장에서 자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자금줄이 회사채에서 증자로 이동하면서 기존 주주 희석과 AI 수익성 논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본다. 막대한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칩 업체들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는 AI 인프라 확장이 칩 수요와 맞물려 순환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AMD·브로드컴이 재원을 대고 메타가 AI 인프라를 늘리는 구조인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요 전망과도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건은 메타의 공모 설명서와 8-K 공시에 담길 세부 구조, 시장의 소화 여력이다. ATM 방식은 시장 상황에 따라 분할 매각이 가능한 만큼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조달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회사채 조달 여건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AI 투자 사이클을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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