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어버스 34억달러 대출 문제 삼아…EU와 '무역 휴전' 흔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2:4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 대출을 문제 삼고 나섰다. 대출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 미국과 EU가 어렵게 맺은 항공기 분야 ‘무역 휴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사진=AFP)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EU 산하 정책금융기관인 유럽투자은행(EIB)이 지난 6월 에어버스에 내준 34억달러(약 4조51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계속된 요청”에도 아무런 세부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사태는 대서양 양안의 항공우주 분야 무역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불어넣고 있다”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시장 원리에 따른 생산을 보장하고, 어렵게 얻어낸 대형 민간 항공기(LCA) 협정 위반을 피하려면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지난 7월 미국 정부에 대출의 투명성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장에선 에어버스가 이 자금을 신형 항공기 개발에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에어버스는 통상적인 대출이라고 해명했다. 에어버스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이번 대출은 우리가 과거에 맺었던 상업 대출과 비슷한 표준적인 기업 금융”이라며 “관계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에 대출 관련 정보를 기꺼이 더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출은 자금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것으로, “고부가가치 글로벌 생산 체계와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IB도 지난 7월 “이자가 붙는 정상적인 대출로, EIB의 전반적인 금융 활동의 일부”라며 에어버스에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토마스 퇴퍼 에어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같은 달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에게 대출이 “완전히 시장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USTR이 따져보려는 핵심은 이번 대출 조건이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에 해당하는지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과거에도 이 같은 대출을 보조금으로 판정한 바 있다.

미국과 EU는 항공기 보조금을 놓고 WTO에서 17년간 분쟁을 벌였다. 양측 모두 부분적으로 승소한 끝에 2021년 5년간 휴전에 합의하고, 약 115억달러(약 15조2600억원) 규모 교역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이 휴전은 지난 7월 연장됐다. 유럽의회가 미국과의 포괄적 무역협정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협정에 따라 EU는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미국은 대부분의 EU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 지난해 7월 처음 합의된 이 협정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 회원국들이 올해 7월 4일까지 비준하지 않으면 더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보잉은 그리어 대표의 성명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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