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지도 못하는데 줄 선다"…日 젊은 여성들 몰리는 이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3:58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일본에서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서서 마시는 술집’이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인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AI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27일 일본 TBS뉴스디지털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서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직장인 남성들이 주로 찾던 공간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대형 이자카야 체인도 서서 마시는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음식점 정보 사이트 ‘타베로그’ 역시 지난해부터 다치노미 특집을 운영하는 등 관련 업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도쿄의 고급 상권인 긴자에 위치한 이탈리안 바 ‘오스테리아 다 아다’에서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한 잔에 330엔(약 2800원)에 판매한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운 셰프가 만드는 안주도 40여종에 달하며 일부 메뉴는 200엔대부터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하루 방문객이 300명을 넘는 날도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고객들의 방문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취재진이 와인 한 잔과 소라·생햄 등 안주 4가지를 주문한 가격은 총 1570엔(약 1만3000원)이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술과 안주를 즐기는 문화를 ‘센베로’라고 부른다.

요코하마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노게 지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600곳 이상의 술집이 밀집한 이곳은 과거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10~20곳 수준이었던 서서 마시는 술집은 현재 50곳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개 점포가 모인 ‘노게노 스타바’에서는 1000엔(약 8400원)에 술 4잔과 안주 4가지를 즐길 수 있는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손님들은 점포를 옮겨 다니며 각각 술 한 잔과 안주 한 가지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젊은 점주들이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일부 매장은 20대 여성이 혼자 운영하고 있어 비슷한 또래의 손님들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낯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 역시 다치노미의 매력으로 꼽힌다.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아 손님들 사이의 경계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쉽게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시마다 소이치로 연구원은 의자가 없는 공간에서는 개인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쉬워진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의 다치노미 문화는 저렴한 가격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앞세워 중장년층 중심의 술자리에서 젊은 세대의 새로운 교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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