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마리나 M'호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구에 정박해 있다. (사진=AFP)
운송난도 공급을 옥죄고 있다. 이달 원유 운임은 배럴당 24달러로 1년 전(약 3달러)의 8배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운송 수익이 높아지자 석유제품선박까지 원유 운송에 투입되면서 휘발유·경유·항공유의 해상 운송 규모가 줄었다.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은 지난해의 92%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항공유 수출은 54%, 경유는 34%, 휘발유는 10%에 그쳤다. 인화성이 높은데다 규격이 다양한 석유제품의 경우엔 호르무즈 해협 우회 방식인 선박간 환적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밀려있는 정기보수 일정이다. 올 가을 전 세계 정기보수 물량은 전년대비 27% 줄었다. 정비 취소가 아니라 내년 2분기로 일정이 집중적으로 밀린 것이다. 내년 5월 전후 정기보수 규모는 하루 약 770만 배럴로 올해 고점(약 600만 배럴)을 웃돌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평년의 1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정비 지연이 비계획 가동 중단 위험까지 높여 경유와 항공유 수출 공급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고 완충 여력도 바닥이다. 싱가포르 중간유분 재고는 전년대비 44%, 유럽 ARA(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항공유 재고는 56% 감소했다. 세계 평균 소매 연료 가격이 배럴당 약 223달러에 이르며 유럽 석유 수요와 미국 휘발유 수요가 각각 약 2% 줄었지만, 재고 감소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원유의 경우 브렌트유가 오는 12월 배럴당 90달러, 내년 평균 8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약세, 석유제품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