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정유설비 중단 최악 수준, 내년까지 품귀 전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4:3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전 세계 정유설비 가동 중단 규모가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넘어서면서, 석유제품 공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왔다. 외교적 협상으로 원유 가격은 낮출 수 있어도, 망가진 정유시설은 협상으로 재가동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마리나 M'호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구에 정박해 있다. (사진=AFP)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마리나 M'호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구에 정박해 있다. (사진=AFP)
27일 골드만삭스 원자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정유설비의 가동 중단 규모는 평년 수준보다 하루 약 160만 배럴, 러시아는 약 420만 배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총합 하루 580만 배럴로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발간한 ‘악몽 같은 정제 위기’ 보고서에서 최악의 가정으로 제시한 하루 500만 배럴을 웃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여유 설비를 갖췄던 미국마저 가동률이 1998년 이후 최고치에 이르러 추가 여력이 없는 상태다.

운송난도 공급을 옥죄고 있다. 이달 원유 운임은 배럴당 24달러로 1년 전(약 3달러)의 8배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운송 수익이 높아지자 석유제품선박까지 원유 운송에 투입되면서 휘발유·경유·항공유의 해상 운송 규모가 줄었다.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은 지난해의 92%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항공유 수출은 54%, 경유는 34%, 휘발유는 10%에 그쳤다. 인화성이 높은데다 규격이 다양한 석유제품의 경우엔 호르무즈 해협 우회 방식인 선박간 환적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밀려있는 정기보수 일정이다. 올 가을 전 세계 정기보수 물량은 전년대비 27% 줄었다. 정비 취소가 아니라 내년 2분기로 일정이 집중적으로 밀린 것이다. 내년 5월 전후 정기보수 규모는 하루 약 770만 배럴로 올해 고점(약 600만 배럴)을 웃돌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평년의 1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정비 지연이 비계획 가동 중단 위험까지 높여 경유와 항공유 수출 공급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고 완충 여력도 바닥이다. 싱가포르 중간유분 재고는 전년대비 44%, 유럽 ARA(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항공유 재고는 56% 감소했다. 세계 평균 소매 연료 가격이 배럴당 약 223달러에 이르며 유럽 석유 수요와 미국 휘발유 수요가 각각 약 2% 줄었지만, 재고 감소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원유의 경우 브렌트유가 오는 12월 배럴당 90달러, 내년 평균 8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약세, 석유제품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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