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쟁률 6012대 1, 채용 위축에 중국 ‘철밥통’ 지원 열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4:49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경제 저성장 기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 지원 열기가 뜨겁다. 내년도 국가공무원 채용에 지원한 사람만 400만명이 넘어 높은 경쟁률을 이어갔다. 민간 기업의 채용문이 좁아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보장된 일자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국가공무원 채용 시험 등록·인증 결과 완료한 인원은 42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실제 온라인 지원서를 제출한 인원은 393만5000명이며 실제 응시자인 채용기관 자격 심사 통과자는 345만명에 달했다. 자격 심사 통과 인원대비 채용 예정 인원의 비율, 즉 채용 경쟁률은 약 97대 1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직무는 광시 출입경변방검사총참 바이써 국경관리지대 담당으로 2명을 채용하는데 9171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직무는 지린 출입경변방검사총참 옌볜 국경관리지대 직위로 1명을 뽑는데 6012명이 심사를 통과해 경쟁률이 6012대 1에 달했다.

지원자가 가장 많은 10개 기관은 모두 세무당국 소속이었다. 1위인 광둥성 세무국엔 15만5838명이 지원했다. 중국 장애인연합회는 2명을 채용하는 데 4971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485.5대 1로 기관 중 가장 높았다.

중국의 국가공무원 채용 시험 경쟁률은 매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채용기관 자격 심사 통과 인원 기준 2018년 166만명이었는데 지난해 371만8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채용 경쟁률은 98대 1에 달했다.

올해는 채용 응시자와 경쟁률 모두 전년대비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가공무원 채용 시험에 대한 연령 제한이 사라지면서 일시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국가공무원에 대한 열기가 높은 이유는 민간 고용 시장의 부진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9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8.0%를 기록했다. 전월(18.9%)보다는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다. 청년 10명 중 2명 정도는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셈이다.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은 약 127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기업들의 채용 확대는 한계가 있는데 대규모 취업 준비생들이 몰리니 실업자만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 산업 전문 매체 36kr은 “올해 초부터 국가가 사회보장보조금과 일자리 확대 보조금 같은 정책을 지속 도입해 기업들이 대학 졸업생을 흡수하도록 장려했지만 채용 계획은 그에 맞춰 확대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채용 서비스 업체 RGF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향후 6개월간 중국에서 채용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 비율은 31%로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현재 인력 할당량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44%로 급증했다. 신규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5월 22일 중국 동부 장쑤성 화이안시 화이안대에서 채용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AFP)
지난 5월 22일 중국 동부 장쑤성 화이안시 화이안대에서 채용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AFP)
중국의 청년 취업난은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같은 기술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주요 고용주들이 조용히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면서 “영화 제작부터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른 산업들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채용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기술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전문 직업 대신 차량 호출이나 배달,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신고용연구센터 자료를 인용해 단기 일자리 종사자가 지난해 2억8000만명에서 올해 3억20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결국 AI 등 첨단기술 발전과 민간 채용 시장의 위축 등으로 갈 곳이 줄어드는 중국의 청년들이 공무원 지원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전반적으로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감소했으나 경쟁률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열정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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