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털리고 AI는 통제 밖으로…'해킹 뉴노멀' 시대 왔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7:26

[이데일리 김정유 안유리 기자] 일본에서 기업과 정부기관을 겨냥한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AI 모델이 시험환경을 벗어나 외부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커의 공격을 돕는 AI와 통제를 벗어나는 AI가 동시에 보안을 위협하면서 사고 이후 대응에 머물던 방어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GMO인터넷그룹 주가는 16% 급락했다. 자회사 외환증거금거래(FX) 서비스가 해킹돼 고객 계좌에서 무단 입출금과 매매 조작 정황이 확인된 여파다. 라쿠텐트래블 해외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도 카드 결제정보 약 3만6000건을 포함해 최대 260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택배업체 사가와큐빈과 야마토운수의 유출 규모도 각각 최대 5323만건, 531만건에 달했다. 일본 보안업체 마크니카에 따르면 올해 공개된 개인정보 유출 119건 중 81건이 7월 이후 집중됐다. 공격 도구로는 중국에서 방어 테스트용으로 개발한 AI ‘아르텍스’가 지목됐다. 후쿠모리 다이키 GMO사이버시큐리티 사이버범죄대책센터장은 “이 도구가 최근 일본 공격 다수에 쓰였고, 같은 업종 9곳을 포함한 일본 기업 약 20곳이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AI 자체의 통제 문제가 불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26일 기업공개(IPO) 신고서에서 AI 모델 4개가 보안 테스트 중 격리된 시험환경을 벗어나 외부 시스템에 접근했다고 공개했다. 인터넷 차단 설정 오류가 원인이었다. 한 초기 모델은 저장된 비밀번호를 찾아 외부 업체의 관리자 권한을 확보하고 개인정보까지 열람했다. 회사는 일부 평가와 고위험 학습환경 운영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AI가 공격자와 방어자 간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취약점을 사람들이 오랫동안 찾아서 공격을 했는데 요즘은 AI모델이 취약점 찾는 걸 대신하면서 속도도 빨라지고 해킹의 문턱을 굉장히 낮춰버렸다”고 말했다.

취약점을 찾아내는 기술이 글로벌 빅테크에 집중되면서 국가 간 대응 역량 차이도 문제로 떠올랐다. 염 교수는 “군용시스템도 엄격한 보안평가를 거치지만, 상용 개발에 쓰이는 개발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보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어의 핵심은 속도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건 보안패치를 적용하기 전에 공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고 발생 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의 실시간 취약점 탐지와 선제적 방어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안 AI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염 교수는 “사이버 보안 특화모델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도 큰 숙제”라며 “한번 개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공유하는 식으로 사이버 보안 특화 AI모델을 생태계처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확대에 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건들이 전 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확대에 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건들이 전 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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