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엇갈린 해석…韓 "북미대화 논의 가능"·美 "中 중재 회의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3:31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베이징=이명철 특파원, 김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을 놓고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외교당국은 북중 간 북미대화 논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국책연구기관은 중국의 중재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중 간 실제 논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번 방중을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조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지난 24일 중국 단둥 방문 당시 북미대화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국 측 참석자 가운데 미국 외교에 정통한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다만 조 장관은 “아직 단정짓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번 방문을 “정상회담이 없는 정상외교”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았지만 양측 외교라인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제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도 북미대화 사전 조율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미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모색할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중국이 북한 최고지도자와 고위급 소통을 이어간 것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과 중국의 공식 발표에는 북미대화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미국 전문가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7일 웹캐스트에서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하고 김 위원장에게 협상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는 관측을 두고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 국가정보관 등을 지낸 사일러 고문은 중국이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상당한 외교적 부담을 감수할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사일러 고문은 김 위원장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의 희생을 부각하면서 북중 간 역사적 유대를 재확인하고,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우방을 모두 활용해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이 27일(현지시간) CSIS 팟캐스트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의미와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시드니 사일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이 27일(현지시간) CSIS 팟캐스트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의미와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이번 방중이 북미대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국 외교부는 김 위원장의 방문과 관련해 북중관계 발전이 확고한 방침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밝혔을 뿐, 방문 경위와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의 외교적 역할도 변수다. 정 실장은 북미 직접 대화나 중국 주도의 중재가 한국의 외교·안보 공간을 좁힐 수 있다며 ‘한국 패싱’ 가능성을 경고했다.

조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상황을 타개할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미국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미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되 실제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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