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싫다면 민주당 찍는다"…격전지 메인州 달라진 표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3:57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트럼프가 싫다면 민주당이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든 그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다.”

필 해리먼 전 미국 메인주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 발언은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둔 메인주의 달라진 표심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상원 선거에서는 중도 성향 공화당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정당을 넘나드는 교차투표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시민들이 ‘왕은 없다: 사전투표하자(No Kings: Vote Early)’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열린 이번 공동 행동은 투표율 제고와 사전투표 참여 독려, 선거 절차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AFP)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시민들이 ‘왕은 없다: 사전투표하자(No Kings: Vote Early)’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열린 이번 공동 행동은 투표율 제고와 사전투표 참여 독려, 선거 절차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AFP)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인주에서 6선에 도전하는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와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콜린스는 민주당 성향 주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유일한 현역 공화당 상원의원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려면 전체 100석 가운데 순증 4석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메인주 선거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1996년 처음 당선된 콜린스는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중도파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30년간 의석을 지켜왔다. 메인주가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는 동안에도 콜린스는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 성향의 정치 컨설턴트 토비 맥그래스는 “수전 콜린스가 아니었다면 이 선거는 석 달 전에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개인의 경쟁력이 여전히 강하지만, 공화당에 불리한 정치 환경이 그만큼 뚜렷하다는 의미다.

콜린스는 30년간 쌓은 의회 내 영향력을 앞세워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상원 세출위원회 활동을 통해 2021년 이후 메인주에 약 15억달러(약 2조원)의 지역 사업 예산을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하수처리시설과 항만, 응급의료시설 등 관련 사업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한 성과도 내세운다. 캐나다와의 관세 갈등 속에서 도로용 소금과 시멘트, 블루베리·감자·사과 재배에 필요한 장비의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70% 넘게 오른 난방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비축유 방출에도 자신의 역할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반면 벌목 노동자 출신으로 메인주 상원의장을 지낸 잭슨은 이런 예외 조치만으로는 트럼프 정책이 초래한 피해를 상쇄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그는 콜린스가 관세 면제 등 성과를 열거하는 데 대해 “애초에 그런 목록 자체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뱅고어의 그레이시 극장에서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왼쪽) 연방 상원의원과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가 선거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5선 현역인 콜린스 의원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잭슨 후보와 상원 의석을 놓고 맞붙는다. (사진=AFP)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뱅고어의 그레이시 극장에서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왼쪽) 연방 상원의원과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가 선거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5선 현역인 콜린스 의원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잭슨 후보와 상원 의석을 놓고 맞붙는다. (사진=AFP)
선거전도 과열되고 있다. 광고분석업체 애드임팩트는 메인주 상원 선거에 총 1억9900만달러(약 264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성인 주민 1인당 약 170달러에 해당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지역 뉴스 방송에서는 이 선거와 관련된 광고가 여섯 개 연속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막대한 광고비가 향하는 곳은 갈수록 줄어드는 부동층이다. 202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선택하면서도 같은 해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 콜린스 후보에게 14%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안겼던 메인주 윈덤에서도 이번에는 설득 가능한 중도 유권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현지 선거운동원들의 설명이다.

과거 콜린스를 지지했던 은퇴한 안경사 짐 테이버는 올해는 잭슨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잭슨이 형편없는 정치인으로 드러나면 다음 번에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 하지만 그때 수전 콜린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초당적 지지 기반이 이번에도 작동할지, 아니면 트럼프를 둘러싼 정당 대립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좌우할지가 메인주 상원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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