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원가 급등…코카콜라·P&G 등 생필품 가격 인상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8:2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내년에도 제품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지갑을 닫고 있지만 기업들도 비용 상승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생필품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타겟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타겟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프록터앤드갬블(P&G), 네슬레, 레킷 등 글로벌 소비재·식품 기업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원가 상승에 따른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했다.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가 치솟으면서 세제와 음료, 과자 등 생활필수품 전반의 생산비용이 상승한 영향이다.

코카콜라의 엔리케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물류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높은 수준의 비용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탁세제 타이드 등을 생산하는 P&G는 지난주 원자재와 에너지, 운송비 상승에 따른 연간 이익 감소 예상액을 기존 10억달러에서 14억달러로 높였다.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와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에서는 가격 인상 없이 비용을 상쇄할 방법이 없다”며 업계 전반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돔 브랜드 듀렉스를 보유한 영국 소비재 기업 레킷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리스 리히트 CEO는 “현재 원자재와 투입비용 수준에서는 가격을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킷은 유럽과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특히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킷이 연간 매출 전망치를 낮추자 이날 주가는 약 5% 하락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추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잇따른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품 관세도 비용 부담을 키웠다.

스위스 초콜릿 업체 린트앤드슈프륑글리는 최근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잘못 예측했다고 인정했다. 펩시코도 올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과 인하를 반복했지만 지난 분기 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악화됐다.

네슬레의 안나 만츠 CFO는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재료 비용에 다시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소비자 기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 상승은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펩시코 투자사인 앱터스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격 인상은 기업들에 남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할 여력이 소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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