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식료품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하원 다수당을 결정할 격전지 46곳의 가구 60%는 주거·식비·교통·의료·보육비와 세금을 모두 감당할 만큼 벌지 못했다. 이 지역 4인 가족의 기본 생활비는 연 9만2000달러(약 1억2218만원) 수준이다.
46곳 가운데 42곳에서는 2019~2024년 소득이 생활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격전지는 정치 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가 지난 16일 분류한 지역구로, 공화당이 약 4분의 3을 지켜야 한다. WP는 진보 성향 경제정책연구소(EPI)의 가계 예산 계산 방식과 연방 통계를 바탕으로 카운티별 기본 생활비와 가구 소득을 비교했다.
기본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구 비중은 공화당 지역구에서 2.1%포인트, 민주당 지역구에서 1.7%포인트 늘어 전체 약 59%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중위 생활비는 33% 올랐지만 중위 소득은 28% 느는 데 그쳤다.
부담은 트럼프 2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체 질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월세는 공화당 격전지에서 9%, 민주당 격전지에서 4% 올랐다. 올해는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까지 뛰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지만 평균 시급은 3%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AFP)
데이비드 팔레올로고스 서퍽대 정치연구센터장은 2년 전엔 생활비와 이민이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였지만, 올해는 생활비가 압도적 1순위라고 짚었다. 그는 “고통받을 때 자신을 아프게 한 사람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집단 심리를 크게 짓누르고 있다. 과반을 훌쩍 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은 말 그대로 화상을 입히고 생계를 꾸리기 어렵게 만든다. 동시에 부당하다는 감정도 생기는데, 그게 정치적인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생활비 부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 정권에서 물려받은 위기를 해결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반박했다. 나탈리 발다사레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은 “방화범들에게 다시 성냥을 쥐여주면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감세, 약값 인하, 아동 투자계좌 등을 성과로 내세운다. 백악관은 오바마케어 관련 수수료를 과다 청구받은 30개 주 100만명에게 500달러(약 66만4000원)짜리 환급 수표를 보내고 있다.
중간선거 조기 투표 첫날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투표소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사진=AFP)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지역 격전지에 사는 케이티메이 무어(29)는 지난 7월 섭씨 38도가 넘는 날에도 돈을 아끼려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로 버텼다. 그는 “돈이 예전만큼 가지 않는다”고 했다.
피닉스 외곽 애리조나 1선거구에선 2019~2024년 4인 가족 생활비가 39% 오르는 동안 중위 가구소득은 32% 느는 데 그쳤다. 이곳에 사는 브라이언 나돈(35)은 실직 후 1년간 정규직을 구하지 못해 저축을 다 쓰고 차까지 팔았다. 그는 “2024년에 많은 사람이 2019년 물가로 되돌려줄 요술 램프의 지니를 뽑으려 했던 것 같다”며 “우리 삶을 비참하게 만든 사람들이 벌을 받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생활비와 소득 격차가 가장 큰 곳은 뉴욕주 17선거구다. 생활비가 34% 오르는 동안 소득은 19% 늘었다. 이곳 록랜드카운티에 사는 케일라 밴더 와일(39) 가족은 연 소득 11만5000달러(약 1억5272만원)로, 4인 가족 기본 생활비 약 15만1000달러(약 2억53만원)에 3만6000달러(약 4781만원)가량 못 미친다. 식료품을 사려고 신용카드 빚까지 졌다. 남편은 모아둔 빈티지 밴드 티셔츠를 온라인에 팔고, 그는 저녁과 주말에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주당 300달러(약 39만8400원)를 더 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