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뒤 출국금지 명령을 어기고 미국으로 떠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영화 속 도망자로 변신했다.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포스터에 그의 얼굴을 합성한 풍자 이미지가 브라질 소셜미디어(SNS)에 등장한 것이다. 보우소나루가 종적을 감춘 사이 온라인에서는 그를 소재로 한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쏟아졌다.
브라질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패러디 이미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의 얼굴을 합성했다. (사진=소셜미디어 X(엑스))
45세인 보우소나루는 지난 25일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튿날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여권 제출과 출국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브라질 당국은 27일 그의 일반여권과 외교관여권을 취소했다.
그가 사라지자 브라질 SNS에서는 뜻밖의 ‘숨은그림찾기’가 시작됐다. 인기 어린이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Where’s Wally?)‘를 패러디한 이미지에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국경 일대의 이과수 폭포를 배경으로 수많은 관광객과 경찰이 등장한다. 화면 위에는 “플라비우를 찾아라!”라는 문구가 붙었다. 대선 패배 후보의 행방을 찾는 상황을 숨은그림찾기 놀이로 바꾼 것이다.
브라질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 '월리를 찾아라' 패러디 이미지. 이과수 폭포 일대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를 찾는 상황을 풍자했다. (사진=소셜미디어 X(엑스))
정치적 구호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신·조국·가족(God, Country and Family)‘이라는 구호는 ’안녕, 조국과 가족(Goodbye, Country and Family)‘으로 바뀌었다. 브라질 국가의 ’브라질의 아들은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는다‘는 구절도 보우소나루의 출국을 비꼬는 데 활용됐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를 게임·애니메이션 캐릭터 '카르멘 샌디에고'로 묘사한 풍자 이미지. (사진=소셜미디어 X(엑스))
보우소나루는 돈세탁 등 복수의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사법부의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보우소나루 일가의 비자 발급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풍자 열풍이 2022년 대선 이후의 무거운 분위기와 대조된다고 전했다. 당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는 아들이 대선 패배 직후 미국으로 떠나면서 브라질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적 풍자의 대상이 됐다. 다만 웃음거리로 소비되는 그의 출국은 브라질 사법당국의 명령과 미국의 입국 허용이 충돌하는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남겼다.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전 자유당(PL) 대선 후보가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오파로카 이그제큐티브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출국금지 명령을 받은 보우소나루는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해 에콰도르를 경유한 뒤 미국에 입국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