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머스크는 진짜 천재"…러시아판 스타링크 놓고 '긴밀 접촉'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AM 08:4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를 “진짜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위성 기술을 두고 머스크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28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머스크에 대해 “그는 천재, 진짜 천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머스크를 포함한 미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자체 개발 중인 위성인터넷 ‘라스베트’(러시아어로 ‘새벽’)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라스베트는 인공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은 방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라스베트와 스타링크 위성이 “궤도에서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머스크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와 미국 파트너들은 이를 서로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여러 정치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BBC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두 위성망의 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지금까지 약 1만3000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반면 온라인 위성 추적 사이트들에 따르면 현재 궤도에 있는 라스베트 위성은 수십기에 불과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대사관도 이날 라스베트를 “러시아판 스타링크 대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분야에서 러시아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러시아는 머스크를 포함해 우주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5년을 앞둔 시점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데 스타링크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지난주 갑작스러운 스타링크 연결 장애를 겪었고,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의도적으로 한 일이라고 인정했다.

머스크는 지난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 이용 약관을 어기고 사람을 죽이는 공격용 드론 작전에 사용했다”며 “이 허점은 지난주 막았다”고 적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장애로 일선 부대는 드론을 잃고 작전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6일엔 시행을 이틀 앞둔 대러시아 제재 대부분을 유예했다.

얼마 뒤 러시아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이 풀려났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푸틴 대통령을 “인도주의자”라고 불렀다.

남아공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스타링크 등 그의 사업체는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정치인들의 최대 정치적 우군이자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워싱턴DC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미국 혁신의 황금시대 서밋'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국가과학훈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워싱턴DC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미국 혁신의 황금시대 서밋'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국가과학훈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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