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새벽 리쿠드당 지지자들 앞에서 사실상의 승리 연설을 하며 “이스라엘은 동반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란의 실존적 위협을 영원히 제거할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불순한 동기가 이 신성한 임무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여러 걸프 아랍국가에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짧지만 강도 높은 군사 공세에 대비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역내 탄약을 다시 채우고, 텍사스에 있던 패트리엇 방공포대를 중동으로 옮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이란의 기반시설과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새벽 예루살렘에서 열린 총선 지지자 집회에서 첫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란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투표 이틀 전인 25일엔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위협을 “마침내, 마침내 제거”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이는 자신이 집권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모사드(정보기관)와 이스라엘군에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라고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 지지를 공개 선언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우리에겐 끝내야 할 일이 있다. 함께 끝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도 소셜미디어에 “비비(네타냐후 애칭)에게 투표하라. 우리가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물밑 움직임도 포착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예고 없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남부 오브다 공군기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다. 양측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전투 재개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정부도 전쟁 권한 그대로…“위기로 정치판 흔들 수도”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경우에 따라선 내년 재선거 때까지 과도정부 총리직을 유지한다. 과도정부는 일부 제약을 받지만 이란 전쟁에 관한 권한은 그대로 갖는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의 가이 루리 연구원은 “과도정부는 형식상 정식 정부와 같은 권한을 갖는다”면서도 “자제할 의무”가 있고 일부 영역에선 재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 지형을 바꾸기 위해 다시 안보 문제, 특히 이란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과의 대결이 재개되면 ‘국민 통합’을 내세우는 네타냐후 총리의 요구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요시 메켈버그 연구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을 포함해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권도 이를 경계하고 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안보 기관과 공직사회 수장들을 향해 “네타냐후는 위임도, 국민의 신뢰도 없는 과도정부 총리”라며 “여러분을 흔들려는 어떤 시도에도 굳건히 맞서달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부인해왔다.
◇공은 트럼프 손에…중간선거 이후가 분수령
다만 전쟁 재개 여부는 결국 미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대규모 전투가 멈춘 채 외교도 교착된 불안한 소강 상태다. 이란은 지난 25일 카타르가 내놓은 합의 초안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중간선거 전까지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전쟁은 기름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며 미국 내에서 인기가 없다. 미 국방부는 지난 16일까지 전쟁 비용이 471억달러(약 63조2789억원)에 달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선거 부담이 사라지는 다음달 3일 이후엔 선택지가 열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란 국민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시민 압돌라 카리미(50)는 로이터에 “공격 가능성이 정말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