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새벽 지지자들 앞에서 “강력한 우파 국민 정부”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표율 89.8% 기준 네타냐후 총리 진영은 53석으로, 전체 120석 중 과반(61석)에 크게 못 미친다. 현 의회의 68석에서 15석이나 줄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 (사진=AFP)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기존 연정 파트너 단속에 나섰다. 친정부 성향 채널14 방송에 따르면 그는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과 통화하고 “우리는 함께이고, 함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정통파 정당 샤스와 토라유대교연합(UTJ) 대표들과도 통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치 분석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거국 연정이나 재선거, 두 갈래 길만 남았다고 본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 보좌관인 아비브 부신스키는 로이터에 거국 연정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할 경우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공개 지지를 지렛대로 삼아 경쟁자들을 정부에 끌어들이고 벤그비르·스모트리치 장관을 배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 정보장교 출신 분석가 대니 시트리노위츠도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나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를 끌어들인 네타냐후 주도의 거국 연정이 가장 그럴듯한 출구라고 봤다. 다만 미국 정부 당국자는 백악관이 연정 협상에 개입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분열한 야권…리베르만·베네트가 ‘열쇠’
야권은 더 복잡하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총장이 이끄는 야권 진영은 48석으로, 아랍계 정당(19석)과 손잡아야만 과반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좌파 민주당을 뺀 유대계 정당들은 모두 아랍계와의 협력을 거부했다.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두려워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며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를 촉구했다. 그러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베이테누 대표는 다른 길을 보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리베르만 대표는 야권 동료들과 사실상 연락을 끊었다. 그는 아랍계에 기댄 소수 정부도, 네타냐후 정부 참여도 거부하면서 아이젠코트 전 총장이 스스로 네타냐후 총리와 거국 연정을 꾸리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베르만 대표나 베네트 전 총리, 심지어 아이젠코트 전 총장의 정당 내 일부 인사가 네타냐후 진영으로 넘어가 과반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아랍계 정당과의 연정 구성 촉구 시위에서 좌파 활동가들이 리쿠드당 선거 현수막을 밟고 있다.(사진=AFP)
연정이 꾸려지더라도 뇌관은 남아 있다. 로이터는 네타냐후 총리가 초정통파 유대교도의 병역 면제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독립 조사 거부, 장기간 이어진 부패 재판 등 무거운 짐을 안고 선거를 치렀다고 짚었다. 연정 파트너인 초정통파 정당과 끌어들여야 할 야권 사이에서 이 문제들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다음주 각 정당과 협의해 누구에게 연정 구성을 맡길지 결정한다.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정부 총리직을 유지한다.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내년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다만 재선거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쁘지 않은 카드다. 로이터는 정치 분석가들을 인용해 재선거가 결과를 바꾸기보다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트리노위츠는 “그는 지지 않음으로써 이겼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