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목표치인 2%의 2배에 육박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주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통화 당국은 유예기간을 두는 모습이다.
다만 지금까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유럽 경제는 성장 동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ECB 정책 위원들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동시에 경제 성장을 제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U내 2위 경제국 프랑스는 과도한 재정 적자와 대규모 시위 등 정치·사회적 불안이 맞물리면서 국채 시장의 압박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최근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은 10여 년 전 유럽 부채 위기를 떠올리게 하한다. 이에 시장에선 ECB가 시장에 직접 개입할 것인지, 혹은 통화 긴축 고삐를 죄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발표 직후인 이날 오후 2시 45분(프랑크푸르트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시장 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데이비드 파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ECB가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이미 차입 비용이 높아져 금융 여건이 긴축된 상황에서 국채 시장의 혼란까지 더해진 만큼, 정책 입안자들은 불씨에 기름을 붓는 일을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ECB 당국자들은 물가상승률이 4%에 육박함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이번 회의를 건너뛰고 오는 12월 금리를 올리는 건 분기별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당국이 시장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단 분석이다.
ECB 측은 ‘절제된’ 금리 조정이 최선의 접근법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전망이 중동 정세 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또한 프랑스 국채시장 변동성이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전이될 위험에 대해 ECB가 2022년에 도입한 ‘위험전이방지기구(TPI·시장의 무질서한 변동성에 대응한 무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를 발동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ECB 측은 특정 국가의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TPI 발동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롬바르드 오디에의 나네트 헤클러-파이드헤르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진정한 시장 전이 위험이나 유로존 전체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지 않는 한 ECB가 TPI를 발동할 문턱은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라가르드 ECB 총재는 내년 1월 조기 퇴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자 선출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공식 발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통화정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