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비 이견만 1조…체코 원전 '팀코리아' 깨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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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09:2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을 놓고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벌여온 협상을 최종 종료했다. 한수원이 시공비를 기존보다 10% 증액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공사비 이견이 1조원 이상에 달하면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내년 7월 이전에 새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일부 인허가 관련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업 일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사진=이데일리DB)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사진=이데일리DB)
한수원은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기존 시공사와 체결한 공동협력협약을 오는 11월 중 종료하고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 방식으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인 EDUⅡ와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위한 약 27조원 규모의 주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시공 분야 후속 계약을 추진했지만 공사비와 계약방식, 책임 분담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일경 한수원 사업총괄본부장(부사장)은 “한수원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금액 차이가 있었다”며 “프로젝트 전체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종 협상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측의 공사비 이견은 1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번 협상 결렬로 2018년부터 이어온 양측의 협력관계도 8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한수원은 2018년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를 시공사로 선정해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입찰 당시에는 양측이 총액확정 계약방식에 합의했지만 2024년 최종 입찰 과정에서 시공사 측이 물량정산 방식으로 변경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겉돌았다.

총액확정 방식은 계약 당시 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공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설계가 구체화되면서 공사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원칙적으로 계약금액을 변경하지 않는다. 반면 물량정산 방식은 실제 공사물량이 증가하면 추가 비용을 반영할 수 있어 시공사 입장에서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수원의 일방적인 협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대우건설은 2024년 1월 한수원에 제출했던 공사 단가를 그대로 수용하고 협상 마감일인 이날에도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금액을 낮춘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한수원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APR1000 모델이 적용되는 상용 원전”이라며 “철저한 사전 준비와 조사를 통해 공사비와 공사 기간, 범위를 확정해야 하는데 단 3주 만에 최종 입장을 정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협상 결렬을 둘러싸고 기존 시공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가 표면화됐다. 대우건설이 컨소시엄 명의로 한수원의 협상 종료를 비판하자 두산에너빌리티는 해당 보도자료가 자사와 사전 협의 없이 배포된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향후 대응 방향에서도 대우건설이 한수원에 협상 재개를 요구한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새로운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사에도 재입찰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성실히 준비해 입찰에 참가하고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입찰안내서 작성과 심사기준 마련 등을 거쳐 내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계획서와 입찰가격을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사업 일정이 밀리고 있어 적기 준공에 적신호가 켜졌다. 내년 7월 건축허가 신청 등이 필요하지만 시공사 선정부터 미뤄지면서다.

김창희 산업통상부 원전전략기획관은 “체코 정부와 시공계약 협상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왔다. 체코 측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두코바니 5·6호기의 주요 공정 준수와 적기 준공”이라며 “정부도 신규 시공사 선정과 사업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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