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성폭력 피해지원센터(DRCC)가 공개해 비판이 빗발친 조부모 스킨십 관련 광고 일부 (사진=DRCC 캡처)
광고는 아일랜드 법무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DRCC가 지난 2023년 시작한 동의 교육 캠페인 ‘위 콘센트(We-Consent)’ 일환으로, 일상에서 동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같은 캠페인 영상 3편이 함께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영상은 조부모가 손주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손자는 현관으로 달려와 조부모를 껴안지만, 뒤에 선 손녀는 내심 불편한 기색을 비친다. 조부모가 손녀에게 다가가 입맞춤과 포옹을 하려고 하자 소녀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어진 화면에는 “모든 사람이 포옹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포옹일지라도. 어색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가? 물론이다”라는 문구가 나온 뒤, 동의 관련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가 안내된다.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상대방의 의사를 살피고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지만, 이 광고는 아일랜드 현지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가족 간의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이 문제인 것처럼 표현했으며 특히 조부모의 포옹이 불편하고 경계해야 할 행동처럼 묘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세금으로 이러한 캠페인을 지원하는 건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나왔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가운듯 다가가자 손녀가 불편한 기색을 비치고 있다. 센터는 이러한 장면이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진=DRCC 캡처)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 의원은 “공공 재원이 투입된 영상이 아주 ‘설익은’ 생각으로 만들어졌다”면서 “노년층에게 모욕적이고 상처를 줄 수 있는 광고에 공공재원이 쓰인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20회가 넘는 동의 관련 워크숍에서 나온 참가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상황을 광고에 담았다고 해명했다. 참가자들이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을 공유했고, 광고에 등장하는 상황 역시 워크숍에서 자주 언급됐다는 것이다.
DRCC는 “영상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타인의 경계선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도로 제작됐다”면서도 다만 영상에 쏟아진 부정적인 반응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동의 교육이라는 본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광고를 삭제했다.
논란은 영상 철회로 끝나지 않았다. 아일랜드 시민자유위원회(ICCL)는 법무장관의 개입을 문제 삼았다. 아일랜드 시민자유위원회(ICCL)는 공개 5주 만에 영상이 삭제되는 과정을 두고 “정부 지원을 받는 비영리단체 활동에 장관이 개입하면 시민단체의 자기 검열과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개리 개넌 법무 대변인도 “장관과 법무부가 자신이 탐탁지 않게 여긴 콘텐츠를 내리라고 지시한 것은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