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세비야 고속선 우르다 인근에서 고속열차가 정차 중이던 다른 열차의 후미를 들이받아 2량이 탈선하고 최소 68명이 숨졌다. (사진= AFP)
실제로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간 객차의 역방향 통로석’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통념이 있지만 이번 사고는 정반대 결과를 보여줬다.
통념의 논리는 이렇다. 열차의 맨 앞과 맨 뒤는 충돌 시 충격을 직접 받기 쉽다. 중간 객차는 충격이 덜할 확률이 크고 그중에서도 진행 방향을 등지고 앉으면 급정거 때 몸이 앞으로 튕겨나가는 대신 등받이에 밀착돼 목 부상과 날아오는 물체에 맞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창가보다 통로석이 나은 이유는 깨진 유리창 파편을 피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선 이 공식이 들어맞지 않았다. 스페인 국영 철도회사 렌페(Renfe)의 열차가 선로에 서 있던 민간업체 이리오(Iryo)의 열차를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정차해 있던 이리오 열차는 오히려 맨 뒤 객차 2량이 전복됐다. 충돌한 렌페 열차는 맨 앞 객차가 완전히 부서졌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을 지낸 안전 컨설턴트 존 골리아는 NYT에 이리오 열차 승객이라면 앞쪽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지점에서 멀어질수록 그 사이에 있는 객차들이 충격 에너지를 흡수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사고가 날지 말해주면, 가장 좋은 자리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위 ‘명당’에 앉았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답은 회의적이다. 선반 위 짐이 흉기로 변할 수 있고, 통로나 객차 연결부, 화장실에 서 있던 승객은 훨씬 큰 위험에 노출된다. 충격이 큰 사고에선 좌석 자체가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탈선 사고라면 예측은 더 어려워진다. 앨런 자렘스키 미국 델라웨어대 철도공학·안전 프로그램 책임자는 가장 안전한 좌석을 확정적으로 밝힌 연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간 객차를 권하는 조언은 주로 충돌 사고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레일이나 바퀴 파손으로 탈선할 경우 어느 객차든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객이 가장 크게 다치는 경우는 객차가 탈선한 뒤 뒤집힐 때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절대적으로 안전한 자리는 없다”는 것이다. 좌석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운행 중 되도록 자리에 앉아 있고, 무거운 짐을 머리 위나 통로에 두지 않는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