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의 '美 강한 성장' 진단은 맞았다…문제는 물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10:17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강한 성장’ 진단이 하루 뒤 발표된 경제지표로 뒷받침됐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3%대를 기록했다. 경기와 고용이 견조한 상황에서도 물가 압력이 지속되면서 오는 12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3.2%를 웃돌았으며 2분기 성장률 2.2%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민간 재고와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재고 변동 등을 제외한 민간 국내 구매자 대상 실질 최종판매도 연율 4.9% 늘어 내수의 견조한 흐름을 보여줬다.

이는 연준이 전날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상향한 판단과 맞아떨어진다. 연준은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하면서 경제활동이 ‘강한(strong)’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성명에서 사용한 ‘견조한(solid)’보다 한 단계 강화된 표현이었다.

고용 관련 지표도 급격한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지 않았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 24일 종료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19만9000건을 밑돌았다. 전주 수정치보다 1000건 감소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170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2만1000건 줄었다. 기업들의 해고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물가다. 이날 발표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3.1% 올랐다.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특히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다만 물가 흐름이 일방적으로 악화한 것은 아니다. 3분기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기 대비 연율 2.5%로 2분기 3.3%보다 둔화했다. 9월 실질 개인소비 증가율도 전월 대비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강한 분기 성장률과 달리 최근 소비 흐름에는 둔화 신호가 나타난 셈이다.

이처럼 엇갈린 지표는 연준 내부의 정책 판단 차이도 부각시킨다. 연준은 전날 10대 2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해 0.25%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워시 의장은 강한 경제성장 자체가 반드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생산성 향상으로 경제가 과열 없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추가 긴축을 미룰수록 물가안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날 지표는 워시 의장의 경기 진단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을 실었다. 시장에서는 이미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1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83.3%로 집계됐다. 다만 전날 84.2%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향후 물가 둔화 여부가 12월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 확률. 2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3.3%, 동결할 확률은 16.7%로 나타났다. (단위: %, 자료: CME 페드워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 확률. 2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3.3%, 동결할 확률은 16.7%로 나타났다. (단위: %, 자료: CME 페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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