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57조 적자인데 AI에 더 쓰겠다고?”…아마존의 배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0일, AM 09:25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아마존이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적자에도 내년 투자 지출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장기 수요를 근거로 투자 여력을 자신했다. 다만 회사는 AI 사업 확대가 클라우드 전체의 이익률을 압박하는 요인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재시 CEO는 29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어닝콜에서 올해 현금 기준 설비투자 약 2200억달러(약 294조 9100억원) 계획을 유지하며 “2027년에는 상당히 더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금의 대부분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424억달러, 약 57조원 적자였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늘었지만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급증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투자금이 언제 충분한 수익과 현금으로 돌아올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시는 투자 확대를 일생에 한 번 있을 기회에 대응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비를 25년에 걸쳐 나눠 쓸 수 있다면 편하겠지만 현재의 기회는 그렇게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의 근거로는 수요와 계약을 제시했다. 재시 CEO에 따르면 AWS 수주잔고는 5780억달러로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용량은 고객이 미리 예약하기 때문에 2027~2028년은 물론 일부 2029년 수요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가속기를 약 14초마다 한 개씩 설치하고 있으며, 새로 확보하는 용량을 고객들이 거의 즉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AWS 매출은 전년 대비 39.3% 증가한 460억달러였다. 재시는 2027년과 2028년에도 각각 40%를 넘는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수주잔고는 이미 실현된 매출이나 현금과는 다르다. 향후 계약 이행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실적으로 전환돼야 한다.

재시 CEO는 인프라 투자의 손익분기점 도달 기간도 계속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칩과 운영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더 큰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회수 기간이 구체적으로 몇 년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수익성에는 부담도 남아 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WS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38.7%를 기록했다면서도 향후 이익률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AI 사업의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존 클라우드 사업보다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AWS 전체의 이익률에는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도 부담으로 꼽았다.

재시 CEO는 “기업들의 본격적인 AI 활용이 아직 초기 단계”라며 투자 확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가 내세운 장기 성장 전망과 당장의 현금 지출 부담 사이에서, 투자 회수 속도가 향후 실적을 평가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사진=AFP)
아마존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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