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뽑아도 돼"…자동화로 달라진 美 '연말 대목' 채용 풍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0일, AM 11:2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물류·유통업체들이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임시직 채용 시점을 갈수록 늦추고 있다. 채용 자동화와 긱워커(단기 계약 노동자) 활용으로 필요할 때 곧바로 사람을 뽑을 수 있게 되면서다.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력을 너무 많이 뽑거나 너무 적게 뽑는 위험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자동화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상자들이 옮겨지고 있다.(사진=AFP)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자동화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상자들이 옮겨지고 있다.(사진=AFP)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연말 시즌 물류창고 채용은 예년보다 늦게 이뤄지고 있다. 재취업 컨설팅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의 앤드루 챌린저 최고매출책임자(CRO)는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채용 과정에 자동화를 대거 도입해 빠르게 사람을 뽑을 수 있게 됐다”며 “그만큼 채용 시점을 시즌 쪽으로 더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물류대행업체 팍슨은 과거 9월께부터 인력을 늘렸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10월 말이나 11월에 임시직을 채용하고 있다. 사브리나 노로스키 팍슨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물량이 본격적으로 몰리기 약 2주 전에 채용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1~2주 전이 물량에 맞춰 적절한 인력을 확보하고, 출근하자마자 바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자라, 짐샤크, 에어로포스탈 등의 물류를 맡고 있는 팍슨은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7000명가량의 임시직을 뽑을 계획이다.

업체들은 불투명한 경기 전망 속에서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연말 시즌 소매판매가 지난해보다 4.2% 늘어 지난해 증가율(3.1%)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가운데 일부는 판매량 증가가 아닌 가격 상승 효과일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휘발유 가격 상승도 소비자들의 선물 예산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 데이터 분석업체 십매트릭스는 추수감사절 무렵부터 1월까지 이어지는 연말 성수기에 택배 24억개가 배송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23억개였다.

업체별 채용 전략은 엇갈린다. 독일 물류업체 DHL그룹과 계약물류업체 GXO로지스틱스는 계절 근로자를 각각 25%가량 더 뽑을 계획이다. 택배업체 UPS는 지난해와 비슷한 10만명 이상을 채용한다. 미국 우정청(USPS)은 계절 근로자 채용을 지난해 1만4000명에서 올해 약 1만명으로 줄인다.

미국 매출 1위 기업인 아마존은 올해 연말 시즌에 30만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25만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아마존은 자체 택배 배송을 확대하는 한편, 다른 업체를 위한 보관·유통·주문처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유연한 근무 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긱워커를 더 많이 쓰는 물류창고도 늘었다. 필요에 따라 인력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구인난을 겪은 물류업체들이 자동화에 대거 투자한 것도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챌린저 CRO는 “이 모든 것이 장기적으로 연말 시즌 채용 인원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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