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 예비 신랑·신부가 웨딩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결혼식 당일 온 작가는 너무 앳돼 보였다. 리 씨는 수석 작가가 맞는지 의심했지만 정신이 없어 그냥 넘어갔고, 그날 업체에 잔금을 치렀다.
반전은 나흘 뒤에 일어났다. ‘윈돤촬영’이라는 다른 업체가 갑자기 리 씨에게 연락해 촬영비와 교통비를 내라고 요구한 것이다. 무촨훈리가 리 씨의 주문을 넘겨놓고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리 씨가 수소문한 결과 하청 구조가 드러났다. 무촨훈리는 주문을 1400위안(약 28만1904원)에 윈돤촬영에 넘겼고, 윈돤촬영은 이를 다시 500위안(약 10만680원)에 ‘청청’(가명)이라는 촬영자에게 맡겼다.
청청은 올해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었다. 결혼식 며칠 전에야 의뢰를 받았고, 안후이성에서 400㎞ 넘게 차를 몰고 와 촬영했다. 윈돤촬영은 ㎞당 0.7위안(약 141원)의 교통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원청이 대금을 주지 않아 그는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는 리 씨에게 “고객이 2000위안 넘게 낸 줄 알았다면 선뜻 맡지 못했을 것”이라며 “내 촬영비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털어놨다.
업체 측은 “2680위안은 기획, 조율, 보정, 사후 서비스까지 포함한 계약 총액”이라며 “작가에게 준 돈은 하청 비용일 뿐 상품 등급을 낮춘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장에 온 사람이 자오 작가가 맞다면서도, 개인정보라며 신분증은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리 씨가 송금 내역으로 확인한 청청의 실명은 자오펑과 달랐다. 리 씨는 사기라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응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리 씨뿐만이 아니었다. 역시 국경절 연휴에 결혼한 장 모(가명) 씨도 지정한 작가가 아닌 사람이 촬영을 왔고, 사진 품질은 샘플과 딴판이었다. 알고 보니 업체가 내건 샘플 사진도 다른 독립 작가의 작품을 도용한 것이었다. 장 씨는 2000위안 넘게 냈는데 구형 디지털카메라를 든 대학생(아르바이트비 300위안·약 6만408원)이 와서, 신부가 자기 카메라를 빌려준 사례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아르바이트를 해본 한 대학생은 “업체는 카메라만 있으면 된다며 교육 자료를 나눠주고, 아르바이트라고 말하지 말고 베테랑인 척하라고 시켰다”고 전했다. 처음 두 번은 무보수 ‘시험 촬영’이었고, 업체가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든다며 돈을 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오후 2시까지 일하고도 돈을 못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무촨훈리를 운영하는 곳은 지난해 우한에 세워진 촬영 스튜디오다. 업체 이름을 달리한 SNS 계정 여러 개를 운영해 왔는데, 운영자는 모두 같은 사람이었다. 우한시 신저우구 시장감독관리국은 올해 3월 등록 주소지를 찾아갔지만 실제 영업장은 없었고, 업체 대표는 조사를 거부했다. 당국은 이 업체를 ‘경영 이상 명단’에 올려 공개했다. 피해자들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장중순 장쑤룬상법률사무소 부주임 변호사는 “지정한 작가가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그 작가의 샘플로 손님을 끌었다면 사기에 해당한다”며 “소비자는 계약 취소와 함께 환불, 3배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