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사진=이데일리DB)
이번에 확정된 배제기준은 고준위 방폐물을 장기간 안전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법적·행정적 제약으로 부지조사가 곤란한 지역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것이다. 위원회는 지난 8~9월 두 차례 회의와 9~10월 네 차례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총 12개 기준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활동성 단층과 지진·화산 위험지역, 석회암 분포지역 등 지질학적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지역은 관리시설 설치가 제한된다. 지하연구시설과 중간저장시설, 최종 처분시설의 장기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원자력안전위원회 기술기준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배제하도록 했다.
다만 해안선과 인접하지 않은 내륙지역이나 항공기·군사활동 영향지역,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등은 조건부 배제기준으로 분류했다. 관련 법령과 규제 개선,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의 행정조치 등을 통해 제약을 해소할 수 있다면 기본조사 대상부지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관리사업자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올해 말까지 문헌조사와 현장확인 등을 거쳐 부적합지역을 배제하고 기본조사 후보부지 지도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1분기 후보부지를 관할하는 시·군·구를 대상으로 기본조사 대상부지 공모를 시작한다.
공모 기간과 신청 요건, 평가 기준, 선정 방식 등 구체적인 절차는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확정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은 지표·심부 지질조사 등 기본조사를 거친 뒤 심층조사를 받게 된다. 최종 부지는 주민투표와 고준위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정부는 부지 선정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조사 단계부터 지역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본조사와 심층조사 대상지역에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일정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관리시설 유치지역과 주변지역에 대해서는 내년 공모 과정에서 특별지원금과 반입수수료 등 잠정적인 지원 규모를 제시할 방침이다. 최종 지원방안은 심층조사 대상부지 선정 이후 국무총리 주재로 구성되는 유치지역 지원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현재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발전소 부지 내 저장시설에 보관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리시설 확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반발과 주민 수용성 문제가 주요 변수로 꼽히는 만큼 정부가 제시할 지원 규모와 절차적 투명성이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현권 고준위위원회 위원장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확보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현세대의 책임”이라며 “철저한 과학적 안전성과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 지역 부담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보상 등의 원칙을 바탕으로 부지 선정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