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책사 "중간선거 이후 공화 '내전'"…이유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1일, PM 04:1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보수 강경파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이 오는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내전’에 휩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후 공화당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어떤 노선을 이어갈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1일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의 미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더욱 강화하려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기존 공화당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통적 보수 세력이 충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사진=AFP)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사진=AFP)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전략가 출신인 배넌에 따르면 공화당의 기존 주류 정치인이나 고액 기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전통적인 공화당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배넌은 “그들은 트럼프를 잠시 지나가는 여름 폭풍 정도로 생각하고 유권자들이 여전히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 정책에 투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다”며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운동은 더욱 민족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당내 갈등이 중간선거 이후 표면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간선거 직후부터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까지 이어지는 ‘레임덕 회기’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와 대규모 정부 지출 법안, 국방정책, 인공지능(AI) 규제 등을 둘러싸고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레임덕 회기는 극도로 치열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사람들이 격분할 것이며, 나 역시 반대 움직임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넌은 MAGA 진영 내에서도 해외 군사개입에 비판적인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강조해 왔다.

배넌은 현재 공화당이 이스라엘과 이란, 이민, 이른바 ‘딥스테이트(Deep State)’ 문제 등을 놓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둘러싸고 엄청난 싸움이 벌어질 것이며, 누가 어느 편에 서는지에 따라 2027년 새로운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싸움은 6개월 뒤에 시작되는 게 아니다. 바로 다음 주 수요일(중간선거 다음 날)에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8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현재로서는 확실한 선두주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당 내부에서 내전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넌은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분위기가 최근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때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를 예상했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전략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지지층도 침체되고 사기가 꺾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주 와실라, 애리조나주 불헤드시티, 몬태나주 캘리스펠 등 소도시를 순회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활동위원회(PAC)인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이 텍사스주 공화당 선거운동에 기여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Super PAC·독립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약 4억달러(약 5300억원)를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넌은 이에 대해 “대통령에게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라며 “그가 애초에 이 돈을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는 흔들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상원 탈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배넌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캔자스, 오하이오주의 선거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하이오주에 대해서는 공화당 주지사 후보인 비벡 라마스와미의 선거운동이 엄청난 역풍을 맞은 것에 대해 “다른 후보들까지 모두 끌어내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인 텍사스주도 그는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켄 팩스턴 후보는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텍사스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마지막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38년 전이다. 배넌은 팩스턴 후보에 대해 “우리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그가 곤경에 처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배넌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것이 투표율에 달려 있다”며 “하지만 분위기는 8주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긍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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