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쇼핑할 때 조심하세요"…과자 하나에 환급금 '증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6:28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일본이 이달부터 면세 제도를 개편하면서 현지에서 구매한 과자나 음료를 하나라도 소비하면 함께 산 다른 물품까지 소비세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할인 마트 돈키호테 매장 앞에 할인 딱지가 붙은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할인 마트 돈키호테 매장 앞에 할인 딱지가 붙은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2일 일본 관광청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비세를 먼저 징수한 뒤 출국할 때 돌려주는 사후 환급제를 시행했다. 1952년 면세 제도 도입 이후 74년 만이다.

기존에는 면세점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소비세를 제외한 가격으로 결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세금이 포함된 금액을 먼저 지불해야 한다.

출국할 때 세관에서 구매 물품의 반출 여부를 확인받으면 소비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면세 기준은 같은 매장에서 하루 동안 구매한 물품의 세전 합계 5000엔 이상이다. 구매일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세관 확인을 마쳐야 환급받을 수 있다.

일본 관광청과 국세청에 따르면 세관 확인은 면세 구매기록 단위로 이뤄진다. 같은 영수증에 포함된 물품 가운데 하나라도 일본에서 소비하거나 분실하면 나머지 물품도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령 돈키호테에서 화장품과 과자, 음료를 함께 구매한 뒤 과자를 먹었다면 화장품과 음료를 그대로 가지고 있더라도 소비세를 돌려받을 수 없다. 현지에서 먹거나 마실 물품은 면세 구매 물품과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면세품을 위탁수하물로 부치려면 항공사에 짐을 맡기기 전 공항에서 세관 확인을 받아야 한다. 수하물을 먼저 부칠 경우 실물 확인이 어려워 환급받지 못할 수 있다.

나리타·하네다·간사이·주부·후쿠오카·신치토세·나하 등 주요 7개 공항에서는 ‘비짓재팬웹’(Visit Japan Web)을 통한 온라인 세관 확인도 가능하다. 다만 세관에서 실물 검사를 요구하면 구매 물품을 직접 제시해야 한다.

돈키호테 운영사인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는 관광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비세 환급 처리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형 가전제품 판매업체 요도바시카메라는 주요 매장에서 출국 전 소비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국 시 세관 확인을 마치지 않으면 등록된 신용카드로 소비세가 다시 청구된다.

화장품과 의약품 등 소모품에 적용되던 1인당 하루 50만엔의 면세 구매 상한도 폐지됐다. 소모품을 특수 봉투에 밀봉해야 했던 의무가 사라지고 일반 물품과 소모품의 구분도 없어졌다.

일본 정부는 면세로 구매한 고가 상품을 자국 내에서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 명품과 전자기기 등을 면세로 대량 구매한 뒤 일본 내에서 재판매하는 사례가 문제가 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소비세를 먼저 부담해야 하는 만큼 관광객들의 쇼핑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항에서 세관 확인을 받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릴 경우 출국 수속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환급은 세관이 아닌 면세점이나 환급 대행업체가 담당한다. 환급 방식과 지급 시점, 수수료 등은 업체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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