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 승리 땐 '미스터 거부권'"…행정권한 총동원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7:0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의회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에 대비해 행정권한을 활용한 독자적인 국정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관세와 이민 등 핵심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의회의 조사와 견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경우 “아마 나는 ‘미스터 거부권(Mr. Veto)’이 될 것”이라며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는 민주당과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탈환하기 위해 각각 최소 4석을 순증해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상원은 접전 양상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과 예산 집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특히 상원을 탈환하면 연방대법관을 비롯한 행정부와 사법부의 주요 인사 임명도 저지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외교, 연방 행정부 운영 등에서 광범위한 행정권한을 유지하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이후 의회 승인 없이 관세 부과와 이민 단속 강화, 연방정부 인력 감축 등을 추진해왔다.

백악관 관계자 등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등 고위 당국자들은 백악관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의회 승인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대상은 이민과 관세, 주거비, 연방정부 지출 등이다.

윌 샤프 백악관 법률고문은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의 범위와 한계,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방어할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보트 국장은 의회가 이미 승인한 예산을 활용해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은 연방 보조금 지급 규정을 변경해 정치적 임명직 공무원들이 예산 배분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련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논의에 참여했다.

백악관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민주당의 의회 조사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측근, 정치자금 기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는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 법률팀은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와 소환장에 대응하는 방법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당파 정치 분석기관 인사이드 일렉션스의 네이선 곤잘레스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의회를 무시하고 행정명령과 행정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왔다”며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더라도 이런 방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