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정치 전문기자들이 본 '진짜 승부처'는 어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10: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오는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의 상·하원 탈환 여부다. 하지만 다수당 향방 못지않게 미국 정치의 앞날을 가늠할 ‘숨은 승부처’들이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 소속 기자·편집자 17명에게 올해 투표용지에 오른 선거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선거를 하나씩 꼽게 했다. 폴리티코는 이들 선거의 결과가 민주당 내 노선 투쟁의 향방, 트럼프 집권을 이끈 유권자 지형 변화, 2028년 대선 선거지도의 윤곽을 보여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사진=AFP)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사진=AFP)
◇AI·부유세·관세…정책 쟁점 심판대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인공지능(AI)이 쟁점이 된 곳들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은퇴로 빈 하원 의석을 두고 민주당 두 후보가 맞붙었다. 미국 최초의 AI 안전법을 발의한 스콧 위너 주상원의원과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를 앞세운 코니 챈 시의원이다. 위너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등 AI 업계 인사들이 후원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AI에 안전장치를 다는 쪽과 산업 성장 자체를 제한하는 쪽 중 어디를 택할지 드러날 전망이다.

테네시주에선 공화당이 지난 5월 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려 트럼프 대통령 우세 지역으로 바꿔놓았다. 그럼에도 31세 민주당 주하원의원 저스틴 피어슨이 일론 머스크 xAI CEO의 데이터센터 반대를 앞세워 접전을 만들었다. 폴리티코는 피어슨이 근소한 차로 지기만 해도 데이터센터가 정치적 ‘독’이 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봤다.

캘리포니아주에선 또 억만장자에게 한 차례 세금을 매겨 의료 재원으로 쓰는 주민발의안이 투표에 부쳐진다. 초부유층이 2024년 연방 선거 정치자금의 5분의 1을 낼 만큼 커진 영향력에 유권자 반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줄 시험대다. 캐나다와 맞닿은 뉴햄프셔주 상원 선거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폐지를 공약한 민주당 후보와 캐나다산 등 일부 관세만 없애자는 공화당 후보가 맞붙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들어선 메타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 단지.(사진=게티이미지/AFP)
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들어선 메타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 단지.(사진=게티이미지/AFP)
◇민주도 공화도 텃밭 표심 ‘흔들’…민심 변화 가늠자

공화당 강세 지역인 캔자스주 상원 선거에선 목사 출신 민주당 후보 애덤 해밀턴이 기도와 성경 구절을 앞세운 선거운동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주 하원 선거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추방 정책이 지나쳤다는 광고를 낸 쿠바계 공화당 현역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하원의원이 히스패닉 표심을 시험받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공화당 주도로 선거구를 다시 그렸다가 오히려 역풍이 불어 공화당 현역이 위협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민주당 주도로 선거구가 바뀌면서 한 진보 성향 의원이 목재·목축업 중심의 보수적 농촌 유권자를 새로 떠안게 됐다.

오하이오주 하원 선거에선 전처로부터 가정폭력 의혹을 제기당한 공화당 맥스 밀러 하원의원이 사퇴 요구에도 출마해, 공화당 지지층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는지 시험대에 올랐다. 메인주에선 공화당 온건파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의 생존 여부가 중도 정치의 존립을 가늠할 잣대로 꼽힌다.

민주당이 오랜 텃밭인 주에서 고전하는 모습도 보인다. 뉴욕주에선 캐시 호컬 주지사가 우세하지만 지지율이 신통치 않아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등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지만 존재감 없는 선거운동이 약점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압둘 엘사예드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 후보, 헤일리 스티븐스 민주당 하원의원,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상원 후보. (사진=AFP)
(왼쪽부터) 압둘 엘사예드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 후보, 헤일리 스티븐스 민주당 하원의원,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상원 후보. (사진=AFP)
◇2028년 대선 ‘전초전’ 될까

오하이오주 상원 선거에선 73세의 셰로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JD 밴스 부통령의 의석을 지명으로 이어받은 공화당 존 허스테드 의원에게 도전한다. 브라운이 노동자층 표를 되찾아 크게 이기면 한때 최대 경합주였던 오하이오가 다시 대선 승부처로 떠오를 수 있다.

미시간주 상원 선거는 민주당 내전의 축소판이다. 진보 성향 압둘 엘사예드가 이기면 진보 진영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2028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엘사예드가 미시간에서 이길 수 있다면 누구든 어디서나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이틀 전인 1일엔 지난 8월 경선에서 엘사예드에게 진 민주당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이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내분도 불거졌다.

텍사스주에선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가 40년 가까이 끊긴 민주당 상원의원 배출에 도전한다.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밀어온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2028년 대선 행보도 결과에 달렸다.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기면 선거구 재조정으로 공화당 의석이 늘 수 있다.

아이오와주에선 민주당이 2006년 이후 처음 주지사 선거, 2008년 이후 처음 상원 선거 승리를 노린다. 폴리티코는 “민주당 바람이 얼마나 거셀지 알고 싶다면 아이오와를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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