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키옥시아, 15% 폭락…AI 메모리 성장 '제자리' 쇼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11:4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의 주가가 2일 장중 15% 폭락했다. 인공지능(AI) 수요를 타고 가파르게 불어나던 이익이 이번 분기엔 제자리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면서 AI발 폭발적 성장세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사진=AFP)
(사진=AFP)
2일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 주가는 이날 도쿄증시에서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5% 떨어진 1만1450엔까지 밀렸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키옥시아 주식예탁증서(ADR)도 지난달 30일 17% 폭락했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10~12월 영업이익이 1조9950억엔(약 16조915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7~9월) 1조9900억엔(약 16조8728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 모두 시장 예상치를 10% 넘게 밑돌았다.

키옥시아의 영업이익은 최근 몇 분기 동안 급증해왔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고성능 연산에 필요한 고속 낸드 저장장치를 대거 사들인 덕분이다.

회사 측은 수요가 꺾인 게 아니라 출하 시점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일부 주문은 고객 요청으로 직전 분기로 앞당겨졌고, 생산 기간이 긴 데이터센터용 제품 비중이 늘면서 일부 물량은 내년 1~3월로 밀렸다는 것이다. 엔화 강세에 따른 약 550억엔(약 4663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효과도 반영됐다.

가와무라 요시히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원래 10~12월에 잡혀야 할 매출이 7~9월과 내년 1~3월로 나뉘었다”며 “내년 1~3월엔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내년 생산 물량은 이미 매진됐고 내후년 생산분도 절반 이상 배정이 끝났다고 밝혔다. 일부 대형 고객과는 2029년 이후 공급 계약 협상도 시작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회사가 제시한 성장 시나리오에 점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경영진이 거듭 신중한 발언을 내놓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키옥시아가 낸드만 생산하는 반면, 한국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의 또 다른 핵심 부품인 D램도 함께 팔아 협상력이 더 크다는 점이 키옥시아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후지와라 다케로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주가 흐름이 반전하려면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거나 자사주 매입 같은 자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본 증시도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장 초반 0.7% 하락했고, 반도체 관련주인 이비덴과 섬코 등이 낙폭을 키웠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에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2% 폭락했고, 인텔은 40여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히라카와 쇼지 도카이도쿄인텔리전스랩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키옥시아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기술기업들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지수는 6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달 30일까지 13% 가까이 떨어졌고, 같은 기간 키옥시아와 콘덴서 업체 다이요유덴 주가는 각각 50% 넘게 폭락했다.

일본 증시가 3일 공휴일로 휴장하고, 4일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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