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경고 묵살했다"…'해킹사태'에 고개 숙인 日GMO회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PM 05:0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일본 GMO인터넷그룹의 구마가이 마사토시 회장이 2일 외환증거금거래(FX) 자동매매 서비스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자회사의 보안문제 지적을 사전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구마가이 마사토시 GMO인터넷그룹 회장 겸 사장이 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사이버 공격 피해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구마가이 마사토시 GMO인터넷그룹 회장 겸 사장이 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사이버 공격 피해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마가이 회장은 보안 전문 자회사 ‘GMO 사이버보안 바이 이에라에’의 사전 보안 경고와 관련해 “당사의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시스템 문제점을 지적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를 실제 서비스 운영과 완벽한 보안 강화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GMO 측은 2024년 4월 이에라에로부터 ‘시스템 결함’(취약점) 보고를 받은 후 같은 해 4~5월에 걸쳐 총 네 차례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시스템 근본을 갈아엎는 조치엔 이르지 못해 이번 해킹을 허용했다”고 구마가이 회장은 밝혔다.

구마가이 회장은 사태 발생 직후 자신의 SNS에 웃는 얼굴 사진을 게시했던 것에 대해서도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심정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한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GM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보안사태의 책임을 물어 회사 경영진 보수를 전격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구마가이 회장 본인부터 3개월간 월 보수의 30%를 삭감키로 했다. 이어 이토 타다시 부사장은 25%, 야마시타 히로시 부사장과 고다마 키미히로 상무집행임원은 각각 20%의 감봉 처분을 받는다.

안다 마사시 부사장은 “이번 감봉은 사태 발생에 대한 현 시점에서의 사죄와 책임 표명 차원”이라며 “향후 정밀 검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영진의 최종적인 책임 형태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커 세력은 지난달 27일 정오까지 100만 달러(약 1억 6000만엔)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2만 6000여건의 고객 정보를 순차 유출시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당시 GMO 측은 해커 집단과의 거래는 없다며 강하게 맞선 바 있다.

구마가이 회장은 이같은 회사 기조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한 번도 범죄자에게 돈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고, 영원히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적 대응 의지를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재확인했다. 지난달 27일 해커가 1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엔 추가 유출 피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특히, 구마가이 회장은 해커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현재 사이버 공격 양상에 대해 “권총 수준에서 기관총으로 무기가 진화했다”며 “최근 급증하는 정보 유출 등 사회적 혼란은 전체 사태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구마가이 회장은 “GMO 역시 시스템이 상시 뚫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안 체계를 개편해야 했지만, 우리의 대응 속도가 느렸던 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보안 강화 조치를 직접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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