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면전보다 우발 충돌 우려”…美전문가들 “연락 채널 필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AM 01:21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전술적 사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략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무장지대(DMZ)의 긴장을 논의한 미국 전문가 대담에서 나온 경고다. 북한의 지뢰 매설과 진지 보강을 곧바로 전면전 준비로 해석하기보다, 현장의 오판이 군사 충돌로 번질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막을 남북·북미 연락 채널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문제로 꼽혔다.

마크 리퍼트(왼쪽부터) 전 주한 미국대사와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일(현지시간) CSIS 웹캐스트 ‘캐피털 케이블’에서 비무장지대(DMZ) 긴장과 우발적 충돌 위험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마크 리퍼트(왼쪽부터) 전 주한 미국대사와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일(현지시간) CSIS 웹캐스트 ‘캐피털 케이블’에서 비무장지대(DMZ) 긴장과 우발적 충돌 위험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웹캐스트에서 DMZ 근무 장병들의 표현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아 보이는 전술적 문제가 의도치 않게 확대될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클링너는 북한의 지뢰·철조망·방벽 확충을 전면적인 침공 준비와 구분했다. 그는 “자기 병력의 이동까지 방해할 지뢰를 대규모로 추가하면서 전면적인 침공을 준비하지는 않는다”며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지난 9월 한국군 3명이 다친 지뢰 사건도 매설 행위와 목적을 나눠 판단했다. 한국과 유엔군사령부의 조사에서 북한의 의도적 매설로 판단했지만, 한국군을 다치게 하려 했는지 북한이 자기 구역이라고 여기는 곳에 설치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부근의 병력 활동과 경고사격도 위험 요인이다. 클링너는 “경고 목적이든 아니든 일단 총격이 발생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빅터 차(Victor Cha) CSIS 한국석좌도 순찰 강화와 추가 사건이 맞물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양측 사이에 추가 사건과 경고사격 등이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했다.

해법으로는 신속한 의사소통을 제시했다. 클링너는 “핫라인이 필요하다. 상대방에게 신속하게 연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상황을 설명하고 상대의 오해를 풀어 긴장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이 장애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들이 대화하려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군사 현장과 외교 모두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는 핵 문제와 별개로 충돌 방지 논의를 시도하자고 제안했다. “핵 문제와 군비통제냐 비핵화냐는 논쟁을 잠시 제쳐두더라도, 우발전쟁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은 모두의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는 군사훈련 사전 통보와 규모·범위 제한, 군사활동의 투명성 제고 등을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지난 2018년 남북 군사합의에는 과장된 평가와 일부 조치의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좋은 첫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존 노력을 보완·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클링너는 이런 논의를 추진하려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도 추가 군사 사건이 발생하면 동맹이 공동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화를 모색하면서 현장의 오판을 막는 위기관리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해병대 제2사단 장병들이 지난 8월 12일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뒷장술해수욕장에서 유실지뢰 탐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병대 제2사단 장병들이 지난 8월 12일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뒷장술해수욕장에서 유실지뢰 탐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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