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브리지를 출근길 직장인들이 건너고 있다.(사진=AFP)
일에 대한 만족도도 바닥이다. 자신의 주된 일자리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도 답하지 않은 근로자가 4명 중 1명에 달했다. 35년 조사 역사상 가장 나쁜 수치로, 마지막으로 같은 질문을 했던 2015년(5명 중 1명)보다 늘었다.
해나 슬로터 레졸루션재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조용한 퇴사는 말 그대로 증거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삶에서 다른 것을 우선시하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며 “생산성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영국의 생산성 부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영국의 생산성은 코로나19 이후 극도로 부진했고, 최근에야 조금 나아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슬로터 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 확산으로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약해졌을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회사가 이미 더 많은 일을 요구하는데 승진이나 임금 인상, 업무 재량의 기회는 줄어든 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임금 업종에선 일이 더 고되고 불안정해졌다는 우려도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자리에서 승진 기회가 있다고 본 근로자는 2015년 35%에서 지난해 25%로 줄었다. 반면 개인 사정으로 한두 시간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관리직·전문직은 같은 기간 25%에서 36%로 늘었다.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근로자들이 ‘늘 일에 매여 있다’고 느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에서 마음이 멀어지는 현상은 연령과 직군을 가리지 않았다. 다만 만족도 하락과 풀타임 기피는 남성에게서 훨씬 두드러졌다. 30~49세 남성 가운데 풀타임 근무를 원하는 비율은 2015년 86%에서 지난해 67%로 19%포인트 급감했다. 자녀가 있든 없든 차이가 없었다. 18~29세 남성도 17%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실제로 풀타임으로 일하는 30~49세 남성의 비율은 같은 기간 그대로였다. 원하지 않는데도 풀타임으로 일하는 남성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여성은 어느 연령대에서도 풀타임을 원하는 비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30~49세 여성 중 실제 풀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은 오히려 11%포인트 늘었다. 아예 일하고 싶지 않다는 엄마들의 비율은 크게 줄었는데, 무상 보육 확대와 유연근무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